술길 샘물 곁에서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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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5.25
어제는 아브람과 하나님이 대화를 나누었고,
오늘은 사래의 여종 하갈이 하나님의 사자의 말을 듣습니다.
하갈은 아기를 가진 뒤 여주인 사래를 멸시하였고
사래는 그런 하갈을 보며 모든 판단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하나님께 판단을 맡기면서도 사래는 하갈을 가만 두지 않습니다.
괴롭힙니다.
사래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하갈은 광야로 도망치지요.
술길 샘물 곁에서 하갈은 여호와의 사자를 만납니다.
낳을 아들의 이름을 듣고, 장차 그 아들 이스마엘이 어찌 될 것인지를 듣습니다.
자신의 고통을 하나님이 들어주신 것을 안 하갈은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칭송하며 아브람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괴로웠을 때 하갈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자신의 괴로움을 알아주고 그 고통을 감해주기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을 듣지 못하고 집에서 도망쳐 나오지요.
광야를 헤맸습니다.
그리고 광야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고 그의 말을 들은 뒤에야 평화를 되찾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하갈의 마음은 나올 때와는 정반대였을 겁니다.
힘들 때는 더욱 하나님이 어떤 응답을 주시고
징표를 보여주시기를 바라게 됩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어떤 징표를 보여주시면
더 잘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떤 징표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시는 분이구나, 이렇게도 느꼈지요.
그냥 나 혼자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일 뿐
하나님은 나에게 별 관심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때때로 생각했습니다.
어제 갑자기 그런 저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징표를 보여주지 않아도
예수님이 제 곁에 계시는 것이 믿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제 곁에 계십니다.
제가 외로워할 때에도 예수님은 그 외로움 속에서 함께 계십니다.
이것은 억지스런 상상이 아닙니다.
제 마음이 그것을 믿는다는 것이 상상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상상이라면 마음은 믿지 못하고
생각과는 따로 ‘나는 혼자야’라고 말했을 테니까요.
어제 저는 출판기념회에 발표할 독후감 숙제를 끝내고,
소설교정을 보다가...
어깨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졌습니다.
저녁에 잠깐 소극장에 가서 시낭송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다른 세계를 본 것 같아 좋았습니다.
문병란 선생님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듣고 기뻤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아주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예수님이 저와 함께 계시는 것이 믿어졌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아무 까닭도 없이 갑자기 그 사실이 믿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저는 외로움을 자주 느낍니다.
그런 순간에는 예수님이 멀리 계시다고 느끼지요.
어둠에 잠깁니다.
예수님은 저와 무관하고 저 혼자 여기 앉아서 외로움과 싸움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예수님이 곁에 계신다고 믿고...
이런 반복이었습니다. 이게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내가 외로워할 때도 예수님은 나와 무관하지 않고
언제나 함께 계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냥 뭔가가 저를 슬쩍 치고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불꽃이 터졌다가 꺼지듯이 한 순간...
그리고는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하갈도 그랬을 겁니다.
아브람도 모르는 척하고
사래는 구박하고...
자신은 혼자라고 느끼고 하나님은 어디 계시나? 물었을 겁니다.
그런데 광야에 나와서 한 순간 하갈은 달라졌습니다.
하나님이 곁에 계시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제 곁에 계시는 것을 믿습니다.
이미 오신 주님을 잊고 슬퍼했던 저를
이렇듯 깨우쳐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