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복은...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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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5.09
오늘은 아담부터 노아까지 계보가 나옵니다.
쭉 읽어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죽었더라’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금 더 길게 살든 조금 더 짧게 살든 그것은 몇 백 년 차이일 뿐입니다.
한 사람 에녹만 예외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로 마무리됩니다.
사는 동안 하나님과 동행했고 하나님이 데려간 사람 에녹.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으나
하나님의 마음에 든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 근처에는 선교사 묘지가 있습니다.
비석에는 태어난 해와 죽은 해와 이름이 새겨있습니다.
묘의 봉우리가 납작하여 묘지 같은 느낌이 안 듭니다.
아주 평화롭게 느껴지지요.
묘지 한켠 게시판에는 그분들의 흑백사진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저는 선교사들이 잠든 묘지 옆을 거닐 때마다
집착이 부질없음을 느낍니다.
‘언젠가 죽으면 나도 태어난 해와 죽은 해와 이름만 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이상하게 가뿐해집니다.
며칠 동안 연이어 새벽3시까지 잠을 못 잤습니다.
어쭙잖은 솜씨로 그림을 그리느라 매달린 것이지요.
그제는 아예 밤을 꼬박 샜습니다.
날을 새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 새벽4시가 넘으니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그냥 저절로 날을 새게 된 것입니다.
2시간 눈 붙이고 나가니까 졸려서 하루 종일 머릿속이 멍했지요.
10일 동안 그림스케치 다 하고,
연휴 동안(저에게는 어린이날도 토요일도 쉬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내내 채색만 했습니다.
그림도구 챙겨서 사무실에서도 그리고 집에 와서도 그립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그리는 기쁨이 있습니다.
자연 속에 피는 들꽃들을 그리면서 꽃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습니다.
애기똥풀과 미나리아제비의 색깔과 모양이 비슷해서 늘 구분을 못했는데
꽃을 그리다보니 꽃잎 수가 다르고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길가에 핀 ‘노란 꽃’을 보고
“아, 애기똥풀이구나”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느라 저러느라 저는 자주 한눈을 팝니다.
이런 저에게 오늘 하나님은
“얘, 가장 큰 복은 나와 동행하는 거야” 하고 넌지시 일러주십니다.
“일에만 마음 팔려 나를 제쳐두지 말라”고 살짝 꼬집으십니다.
모쪼록 그림 그리는 일이 마감일(5/31)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와주시면(동행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욕심을 낸다면 그림들이 제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요...
(기도)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고
복을 주시며
사람이라 이름 지으신 하나님
당신은 저를 짓고
제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무엇을 낳고 얼마나 누리다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으나
여기 사는 동안 주님을 생각하고
죽어서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세상의 어떤 기쁨도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저는 약하고 부족합니다
에녹처럼
당신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늘 곁에서 힘을 주십시오 (20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