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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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5.01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씀은 언제 들어도 새롭게 느껴집니다.
혼돈과 공허 속에서 하나님의 신이 감돈다는 말씀은 어떤 따뜻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맨 처음 제가 신앙을 알게 될 무렵을 떠올립니다.
그때의 저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공허했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딱히 ‘이것이다’라는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공감되는 말들이
일단 덮고 나면 저의 현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말로만 남았거든요.
저는 삶의 참된 가치랄까... 의미랄까... 이런 것을 찾았습니다.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때 이런저런 어려움을 보고 느끼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들이 저에게는 다 허무하게만 보였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신이 제 주위에 감돌았고
저는 그때까지 느낀 혼돈과 공허 속에서 희미한 빛줄기를 보았습니다.
가슴에 부딪치는 소리의 울림 같은 것이었지요.
그렇게 주님을 만났습니다.
물론 그 뒤로도 주저앉고 불평하고 넘어지기를 반복했지만
그 순간 느낀 빛이 하도 강렬해서
결국은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아는 언니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언니도 말이 없고 저도 말이 없는 편인데... 그래도 통하는 것이 있었나봅니다.
둘 다 생각에 빠져 사는(?) 공통점이 있어서일까요?
3시간 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니의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또 언니 주위에 있는 친구들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남의 사생활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상상 못할 아픔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전혀 안 그럴 것 같은 분들(일류대학에 좋은 집안에 재주 많고 박식한)이
전혀 뜻밖의 고통을 겪으며 그것을 소화해나가는 모습이
저에게는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언니가... 친구에게 받은 편지 3통을 읽어주었는데
그 편지내용이 저에게는 참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도 언니의 친구는 오래 소속된 어떤 단체로부터 더 이상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뒤
굉장히 큰 상처를 받은 모양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소속되고 싶은 곳으로부터 거절당하고 쫓겨난(?) 것이지요.
한 동안 눈이 안 보일 정도였다니 그 충격은 엄청났던 것 같습니다.
감성이 풍부하고 하도 표현력이 좋아서...
혹은 제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그분의 편지글을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지만,
‘집착과 비탄과 쓸쓸함과 두려움과 자기비하와 불신앙의 먹구름을 보내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고요해졌고, 나 자신도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지요.
아픔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자세가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에게 찾아온 아픔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성숙하다는 증거이겠지요. 마음이 겸손하기에 가능한 태도일 것이구요.
언니와 3시간 넘게 이야기 나누면서
저는 오랫동안 억울하다고 여겼던 제 아픔이 전혀 특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아픔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물과 물 사이를 가르시며, 풀과 씨 맺는 채소와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를 내게 하십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좋아라하십니다.
주님은 저를 만나주시고 제 안에 혼돈을 지우시더니 빛과 어둠을 나누셨습니다.
저는 주님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빛과 어둠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쓸쓸한 제 마음에 고요히 하늘을 두시고,
황량한 마음의 들판에 풀과 채소와 과일나무를 내셨습니다.
주님을 만나고 나서 오래 멈춘 제 시계가 다시 째깍거렸습니다.
첫째 날이 되고, 둘째 날이 되고, 셋째 날이 되고...
비로소 저는 시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빛, 하나님이 주신 하늘,
하나님이 주신 나무를 저는 지켜가기를 노력하고 싶습니다.
어떤 절망과 어떤 아픔이 오더라도 다시는 혼돈과 공허와 흑암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잠깐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이미 제 마음에 빛을 주시고, 파란 하늘을 두셨으니까요.
열매 맺을 푸른 나무를 심으셨으니까요.
저는 또 주님이 제게 무엇을 주실지 기대하며 즐거이 내일을 기다릴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 부족함을 성령님이 채워주시기를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