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업 ..... 구걸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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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12.29
히11장 38장 저희가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였느니라
하빈이는 13개월
요즘은
곧잘 걷습니다
서너 걸음 떼기도 하고
벽을 붙잡고서는
거의 나르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바닥만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우유를 타거나
식사를 준비해서 가지고 나가면
어김없이 하빈이는 식탁아래 떨어져 있는 부스러기에 맘을 빼앗깁니다
최상의 식사를 가지고 나가도
하빈이는 식탁 아래의 부스러기에
눈을 못 떼곤 합니다
하빈아
위를 봐
여기 맛난 식사가 준비되었는데.......
그러기를 몇 번
저는 하빈이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려는 것은 최상인데
나는 늘 땅의 것들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건 아닌지
아직도 낯설고
어설픈 하빈이의 걸음마를 보면서
오늘은 좀 더 다른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걸.
홈리스들의 일상인 구걸이
제 것처럼 다가 왔습니다
형태는 다르지만
모양새도 틀렸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저도 해온 구걸
아마
인류가 아담의 범죄이후로
고상함을 가장한 구걸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직장상사들에게
때론 아랫사람들에게
비굴함과 자존심을 감추고 해야 하는 구걸
그것이 사랑이든
받고 싶은 월급이든
길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든
각각의 모양새는 틀리지만
하늘에서 내려 보시기엔
정녕 구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날마다 제가 간구하고 구걸하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구걸일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을 구하고
교회를 찾고
일거리를 찾는 것
세상에서
일터에서
사역지에서도 그렇게 구걸은 끊임없이 오고 갑니다
남편을 향한 사랑
교회를 향한 뜨거운 열정
내 일에 대한 자긍심까지도
어쩌면
저는 지금껏 잘 차려 입고는
구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은 텅 비어있는데도
꽉 차 있는 척 하면서
수많은 것들을 구걸했던 삶
최춘선 목사님처럼
다 주시고,
다 비우고가 결코 아닌
내 것을 채우기 위해
내 교회를 채우기 위해
내 삶을 채우기 위해 구걸하고는 있는 건 아니 였는지
오늘 히브리서처럼
믿음의 기자들은 한결같이
기가 막힌 연단을 지난 사람들입니다
문제없이
고난이나 환란없이
평탄하게 지나온 이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막힘없이 잘되었다거나
수월하게 술술 잘 풀렸다거나
그런 대목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한결같이
어려움과 극한 상황들을
통과한 이들뿐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 본문에서
상당한 위로를 받습니다
구걸을 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하늘의 것을 구걸하는 자로
남고 싶은 마음
세속적인 성공이나
안락함이나
안전한 그 무엇이라도
결국은
똑같이
그 무엇인가에 구걸하고 있다는 걸
그래서
이왕이면
하나님께 구하고
그것이
내가 바라는 시간
내 맘대로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저는
구걸하는 자임을
나의 고향
나의 집으로 갈 때까지는
구걸하는 자임을
광야와 산중
암혈과 토굴에
유리한다 할지라도
안락한 궁전
편안한 집과 별장에
머문다 할지라도
믿음이 없는 삶은
아무것도 아님을
그저 똑같은 구걸하는 자들임을
낯선 이들에게 구걸하는 홈리스들이나
아는 이들에게 구걸하는 우리들의 삶이나
별반 차이가 없음을
저는 이왕이면
하늘에 구걸하고 싶어서
좀 더 무릎을 낮추고 허리를 숙입니다
새로운 제 일에
하나가 더 추가되어
낮아지고 겸손해질 그 날까지
가장 좋은 것을 예비하신
주님을 믿고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일
하늘의 것들로 채워지는 구걸을
다시 되새기며
본격적인 구걸을 하려 합니다
넘쳐나는 은혜
다시 시작하는 소망
탁월한 순종의 마음등
올 해가 가기 전에
하늘의 것을 구걸하는 법을
아주 천천히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