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날이 가까왔나니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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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4.18
약간 지친 느낌이 들고 마음이 피곤한 상태였는데 요셉에게 소식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제대해서 복학한 신학생 요셉은 참 착하고 밝은 청년이지요. 신학교 입학하기 전 저와 몇 달 동안 영어공부 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뜻밖에도 제가 요셉에게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요셉은 자기의 바보 같은 실수(?)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별로 대단한 실수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신학교에서 다른 곳으로 파견되었는데 돌아갈 날짜를 착각해서 하루 먼저 학교에 돌아왔다는 겁니다. 내일까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돌아온 것을 알고 부랴부랴 파견된 곳으로 다시 왔다면서... 자신이 조금 바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린이들이 하도 떠들어서 야단을 쳤는데 자신의 성급함이 후회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저는 저의 실수와 실패를 말하기 주저하지만 요셉은 저와는 반대로 자기 실수를 인정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나님은 메뚜기 재앙을 내리십니다. 예언자 요엘은 거기 앉아서 탄식하지요. 포도나무는 시들고 무화과나무는 마르고 모든 나무가 다 시들었다고 표현합니다. 인간의 기쁨이 말랐다고 합니다. 시내도 마르고 들의 풀이 불에 탔다고 합니다. 그 광경은 혹독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은 수없이 실수하고 실패한 제 마음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고비가 사막이 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고비가 어느 날 주님께 기도했다고 합니다. 너무 비가 많이 내려서 고달프니 제발 햇빛만을 내려달라구요. 그래서 주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햇빛을 내려주셨습니다. 고비는 자기 뜻대로 되었으니 참말 기뻤겠지요. 그런데 햇빛이 계속 되니까 목이 탔습니다. 결국 햇빛만 내린 고비는 사막이 되고 말았지요.
정호승 시인은 이 이야기를 예화로 들면서, 햇빛만을 바라면 고비처럼 메마른 사막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좋은 일 못지 않게 궂은 일도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고비사막의 우화를 읽으며... 저도 햇빛만을 바란 고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벽이 무너지고 빛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저는 얼마나 열심스레 드렸는지요. 주님은 저의 기도를 다 들어주시지 않고 그보다는 반대의 결과를 더 많이 주셨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왜 제 기도는 안 들어주시나’원망을 늘어놓기도 했지요. 그게 주님이 저에게 주시는 사랑의 빗물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20대부터 이것저것 하고자 한 많은 일에서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처음엔 실패할 때마다, 일이 안 풀릴 때마다 머리를 싸매고 드러누웠습니다. 절망에 빠져서 끙끙 앓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어느새 ‘실패의 전과자’(?)가 되었나봅니다. 실패는 가슴 아프지만 지금은 절망보다는 희망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열심히 기도했는데 기도와 정 반대의 결과를 볼 때도 얼마간 기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패의 자리는 저의 부족함을 찾고 다시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자리라는 것을 아니까요.
저도 언젠가 저의 사소한 실수와 많은 실패담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의 치사함과 잘못들을 고백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비를 뿌려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저의 실수와 부족함을 채워주시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