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품군이라...
작성자명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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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12.01
얼마 전 서울의 모 사립대학 교수임용에 지원했습니다. 교수님 다섯 분 중 세 분이 저를 임용하기를 원하셔서 저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주신 기회였습니다. 지원하자마자 목사님도 요셉의 형통에 대한 설교를 시작하셔서, “아 정말 이번에는 요셉처럼 세상적으로도 형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려나 보다”라는 기복적인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석은 이러하니”라는 제목으로 주신 지난 주일 설교는 제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길한 해석을 주었으나 금새 사명을 망각하고 세상으로 가버린 술 맡은 관원의 모습을 통해, 교수로 임용된 후 사명을 망각하게 될 저의 모습을 보게 하셨고, 흉한 해석을 주었으나 3일 동안 회개하며 죄지을 기회 없이 천국에 갈 수 있었던 떡 굽는 관원의 모습을 통해 주님께서 저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제 마음 속에는 여전히 “내가 그냥 연구원에 있을 사람이 아닌데... 내게 은혜를 베풀어서 나를 여기서 건져내소서” 하며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제 오전 교수임용 지원에 대한 하나님의 해석을 들었습니다. 흉한 해석, 사랑의 해석을 주셨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심사과정에서 교수님 한 분의 반대로 결국 교수임용이 무산되었습니다. “붙으면 회개, 떨어지면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이런 상황에 닥치니 감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제 믿음의 수준이, 외고에 떨어지고도 11가지 감사의 조건을 찾았던 그 중학생의 믿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때가 하나님의 모략이라고... 요셉처럼 아직도 내가 받아야 할 훈련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설교 말씀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스려보지만, 속상한 마음에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나는 걸 보니 하나님의 해석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어제 아침 QT를 하면서 오늘 말씀은 나를 위해 주신 말씀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임용에 탈락된 후에 다시 보니 구구절절 저를 위해 주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방인의 종이 되어 스스로는 속할 힘도 없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통해, 세상 성공과 정욕의 노예되어 스스로는 절대로 끊어내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스스로 끊어내지도 못하고 주님이 정하신 희년이 되어서야 겨우 자유함을 누리게 되는 별 볼일 없는 인생이지만, 그런 저를 하나님께서 “너는 나의 품군이라. 너는 내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나의 품군이요. 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라” 말씀해주시니, 그 말씀이 위로가 되어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오늘 아침 QT 말씀을 통해 세상 성공을 우상 삼아 대학교수라는 석상을 세우고 경배하였던 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대학임용에 떨어지는 그 시후에 이렇게 말씀의 비를 내려주시니 감사하고, 사건 앞에서도 많이 요동하지 않고 평화를 누리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 동안 대학교수라는 자리에 대한 욕심이 저의 멍에가 되어왔는데, 이제 그 멍에의 빗장목을 깨뜨려주셔서 바로 서서 걷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도 드릴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도, 목사님 말씀처럼 그저 힘든 이 환경에서 힘든 사람들과 살면서 고독과 침묵의 영성을 배우기를 원합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귀히 여기며 그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켜주시기를 애통하게 기도하는 신실한 하나님의 품군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던 목장식구들과 공동체의 지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