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에 치우친 삶
작성자명 [안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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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4.05
이틀을 지나면 유월절이라 인자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우리라. 하시더라.
말씀을 다 마치신 예수님께서 이제 남은 것을 십자가 사역 뿐이라고... 이틀 뒤에 십자가에 죽으시기 위해 팔림을 당할 것을 제자들 앞에서 말씀해 주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말씀을 예사로 듣지 않은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앞서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번 제자들에게 상기시키셨지만, 제자들은 근심만 하였을 뿐....이 십자가의 죽으심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오늘 이렇게 <이틀 후>라고 분명한 시간까지 말씀해 주셨어도 이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던 제자들과는 달리....예수님의 이 말씀이 그저 해 보시는 말씀이 아니라, 진정 <이틀이 지나면> 현실로 일어나게 될 일이란 걸 확실히 깨닫고 있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참>으로 알고 그 말씀을 사모하여 온 여인었습니다.
그러했기에 이제껏 한번도 빗나가지 않은 그 분의 말씀과 그 분의 행적으로 보아... 스스로 자신이 모든 인류의 죄를 대신지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겠다>는... 예수님의 십자가 계획도 결코 허언이 아니라, 진실로 진실로 일어나게 될 확실한 <사실>이란 것이 그 여인에게는 곧 믿어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장사지낼 준비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랑하는 주님을....이틀 뒤....팔림을 당하여 십자가의 형벌을 감당하시려는 인자 예수님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해 줄 수 있을지....
그 분의 말씀이시기에 결코 그 말씀을 물리지 않으실꺼라는 걸 잘 알고 있던 마리아는 깊은 슬픔을 안고...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귀하고 향기로운 <향유가 담긴 옥합>을 생각해 내어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향기로운 향유가 담긴 옥합>을 식사하시는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그녀가 자기 자신을 위해 한번도 써 본 적이 없었을 법한 향유를 예수님의 머리에 그저 붇기 위해 허비를 하였습니다.
이를 본 제자들이 화를 내었습니다. 예수님이 이틀 뒤에 십자가에 못박히기 위해 팔려가신다는데.....그 말을 듣고서도 제자들은 마리아의 돌출행동에 화를 냅니다.
그들에게 과연 예수님의 십자가는 무슨 의미였을까요?
아마도 당시 제자들에게 있어 십자가는 그저 <걸림돌>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가난 사람들을 구제하고, 병든 자들을 고치고, 선지자 대접을 받고, 점점 세력을 넓히고.....지금의 바리새인 대제사장의 위엄과 부귀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높은 지위과 부귀를 누리는 삶.....부귀까지는 아니라도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권위와 명예 정도는 지닐 수 있게 되리라! 여겨 왔는데.....
십자가는 그 꿈을 산산 조각내는 <걸림돌>에 불과했을 터 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이 바로 이틀 뒤의 십자가를 예견하시는 그 순간에도 자신들의 그런 <목적>에 치우친 삶을 살며....이 목적을 이루고자....이 목적에 걸맞는 행위를 자신들 뿐만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이에게도 요구함을 봅니다.
이런 제자들의 자세는 종말이 온 그 마지막 순간까지 먹고 마시다가 물에 빠져 죽을 때까지 그리하다가 죽는 허망한 인생의 어리석음을 닮아 있습니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으면 자신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모르는 제자들이기에....이 예수님이 이틀 뒤면 돌아가신다는 데도....이제 자신들의 곁에서 사라져 버릴 미래의 일을 걱정하고, 또 그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셔야 하는 예수님의 무거운 고통을 함께 나누기 보단....
지금....마리아가 허비한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면 더 빨리 하늘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기라도 하는 듯.....그런 자신들의 구제로 이 세상이 구원되기라도 하는 듯 굽니다.
그러니 이런 모든 제자들의 치우침의 시선을 뚫고, 마리아는 십자가 예수님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천국임을.....예수님 자신이 구원임을....그래서 무엇보다 이 예수님이 중요하고.....이 예수님이 앞으로 당하실 십자가의 일이 중요함을.....말릴 수 없는 하나님의 일임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을 예비하였습니다.
지상에 계신 예수님께 헌신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것을 주께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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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리아의 마음을 예수님은 기념하십니다.
하나님의 일을.....구원의 일을....십자가의 일을....너무나 잘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마음 아프게 그 십자가를 지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그 분이 가셔야만 하는 그 길 위에 향유를 붇는.....그 이상의 그 무엇을 해 드릴 수도.......대신해 드릴 그 어떤 능력도 실력도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담아....자신이 드릴 수 있는 사랑 모두를 향유에 담은 한 여인의 마음을 기념하라! 하십니다.
내 힘으로 구원을 얻을 수도, 얻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아는 한 여인....
그 구원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분.....예수님...그 예수님께 집중하는 그 마음이 이미 천국에 이르는 삶인 줄 알고 있었던 놀라운 한 여인...
그러했기에 그런 그녀에게 보이는 것은.....이제 곧 자신의 영생을 위해....구원을 위해.....자기 대신 십자가에 죽음을 당하게 되실 하나님의 어린 양 예수님으로 향한 죄송함....감사함.....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격정들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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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걸어갈 십자가 길을 너무도 잘 알고 가시는 분들...
그분들 앞에 덫처럼 놓인 십자가!
그 십자가에 못박혀 피흘리는 지체들을 향하여...
목적에만 치우쳐 십자가 더 잘져라 말하기 전에....
가난한 사람을 위해 네가 가진 것을 더많이 헌신하라! 말하기 전에...
마리아처럼 내가 가진 가장 귀한 옥합을 깨어...옥합 속에 향기로운 향유를 부어...
그 분들이 가실 그 길에....그 머리에 붇는 사랑이 그리고 위로가, 그 분들이 걸아가실 십자가를 더욱 향기롭게 할 것임을 잊지 않는... 마음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따스한 말 한마디....다정한 눈빛 한번 나누어... 그 갈 가시밭 십자가 길을 예비하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지체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복음이 전파되는 온 천하에 십자가 예수님과 함께 기념된 마리아의 진실하고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