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한 조각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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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10.20
떡 한 조각
왕상 17장 11절
제게는 아직도
절대로 내어 줄 수 없는
떡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가장 제게 우상이 되는 건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보통 미국은 시간으로 페이를 계산하기 때문에
시간의 개념은 너무 중요합니다
글을 써야하는 시간
어쩌다 주시는 감동들을
즉석에서 써야 할 필요가 종종 있기에
자투리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모두 제게는 소중합니다
더구나
제가 하는 일이 아기를 돌보는 일이라
엄마들하고의 시간계산은 무지 철저합니다
미국 유치원들은 아이들 하교시간에
늦는 엄마들에게 철저하게 5분당으로 계산해서
현찰로 선 자리에서 돈을 받습니다
유치원이 아니라서
정식교사도 아니라서
집에서 보는 아기들은 이런 것부터 틀립니다
또한 경력 없는 사람이나
학벌과 경력 있는 저 같은 사람이나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받는 임금 때문에
종종
저는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다른 일을 찾고 싶은 마음도 들 때가 있습니다
생후 2개월부터 오는 아이들은
프리스쿨을 다닐 3살 반 까지는
보통 옮기지 않고 제 곁에 있다가 갑니다
이번에 제게
벌써 9개월이나 아기를 맡기는 한 가정이
남편이 그리도 바라던 직장이 되었습니다
저도 물론 직장을 위해 기도했고
이제는 파트타임이 아닌 종일반으로
오게 되어 저희 가계에도 보탬이 될 꺼라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출근도 하기 전에
아기를 맡기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고
아기의 양육비를 깍아 주십사는 정중한 부탁을 받고는.........
실망과 회의가 들어오면서
곰곰이
며칠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생각지 못한 제안을 받은 걸까?
그때부터 시작된 말씀은 공교롭게도
엘리야의 그릿시냇가의 가뭄이었습니다
그 가정의 새로운 직장이
그릿 시냇가라면
풍성함이 아닌 가뭄일지도 모른다는.........
전
머리가 너무 아파 묵상하지도 못한 채
제게도 다가올 가뭄으로 인해 미리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말씀 앞에 다시 앉아있습니다
생명의 젖줄기
엘리야의 그릿 시냇가와
과부의 떡 한 조각은 왠지 닮아있습니다
없어서는 안 되는
없으면 당장 죽을 것 같은
그런 장소요, 양식입니다
게다가 물과 양식은
사람에게 너무나 소중하기에
저는 오늘 말씀이 예사롭지 않게 읽혀집니다
가면 죽을 것 같은 곳
내놓으면 굶어 죽을 것 같은 것
그런데도 거길 가라고, 그걸 내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릿 시냇가에 가야 할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떡 한 조각을 내놓아야 할 이도
바로
저입니다
순종함으로 가야하고
죽기까지 믿음을 보여야 합니다
아니, 오늘 본문에서 과부는 믿음으로 한 것도 아닌 듯합니다
24절에 자기의 죽은 아들을 살렸을 때
비로소
당신이 하나님의 사람이었노라고 고백하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알게 됩니다
믿음으로는 아니지만
그저 흉내라도 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제가 내놓아야 할 떡이
그릿시냇가로 들어선 그 집에서
부탁한 낮춰진 금액의 양육비라는 걸
제가
묵상해서 실천하고 옮겨야 할 적용은
이 부분임을
아직도
멀기만 한 저의 믿음의 행로는
이렇듯 지금도 유치한 수준입니다
당장에 보여지는 이윤
그 작은 어떤 것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엘리야나 과부 같은
믿음의 선진들을 말씀으로 남기신 거겠지요
저에게 있던 떡 한 조각
그것이 아직도 시간임을
이번 사건을 통해 전 다시 알게 됩니다
늘어난 시간 앞에
깍여진 임금
그럼에도 순종함으로 기꺼이 해야 하는.......일
묵상은 그래서 유익합니다
이렇게 볼 수 없는 부분을
알 수 없는 제 속의 죄들을 들추어 내십니다
제게 있는 떡 한 조각보다
더 귀한 생명을 주신 주님에게
언제나 양보없이 인색하기만 한 제 속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절
말씀은 늘 부드럽게
가르치고 교훈하십니다
얄팍한 저의 속내
들켜버린 심정을 가지고
저는 떡 한 조각을 비로소 내밉니다
쑥스럽게
겸연쩍어 하면서
주님 앞에 슬며시 밀어 놓습니다
“죄송해요 주님
잠시 이 시간도 제 것인 줄 알았어요
다시 돌려드립니다"
떡 한 조각으로
아들의 생명을 다시 얻었던 그 어미처럼
저도 그렇게 부끄러운 고백을 드립니다
그리곤
이 지리했던 싸움에서
저는 교통정리를 후다닥 하고는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이제 겨우 떡 한 조각을 찾았을 뿐인데
언제 어디서 튕겨져 나올지도 모르는
너무 많은 제 맘의 떡 한 조각 같은 우상들
오늘 한 조각을 드리고
내일 발견되면 다시 한 조각을 드리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조금씩 주님을 닮아가고 있겠지요
날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듯이
날마다 묵상을 하면서 제 영을 보는 시간
그런 시간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닦아도 닦아도 때가 있듯이
보아도 보아도 남아있는 저의 죄악들
평생 해도 모자랄 저의 죄를 닦아내는 작업들
그때까지
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말씀들
그 안에서 묵상할 수 있어 너무 다행인 오늘
그 한 조각에
제 얕은 마음이
다 드러나는 ........... 그런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