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다 썼어요"
작성자명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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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3.27
마 24:1~24:14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24:13)
우리 아이들은 주일마다
아버지가 주시는 말씀을 암송해야 하고
또 다섯 번씩 공책에 써야 한다
얼마 전부터는
아랍어도 같은 구절을 암송하고 써야 한다.
매 주일 아이들은 그렇게
처음에는 말씀을 쓰기만 하다가
한글 성경 암송까지
이제는 아랍어 성경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다.
공부에서도 빈틈이 없는
안나는 언제나 암송에서 일등을 차지한다.
어제도 오빠들은 엄두도 못내는
아랍어 성경을 먼저 척척 외우더니
주어진 시간 안에 한글 성경구절까지 암송하고 잤다.
어제의 구절은 좀 어려웠었다.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하시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요16:13)
요셉이는 아예 자신은 외울 자신이 없다고
한글과 아랍어를 50번씩 쓰겠다고 해서
달려가면서도 말씀을 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종이에 쓰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으나
열심히 쓰기만 하고 다른 아이들은 다 코웃음을 쳤었다.
아버지가 심불라인에서 늦게 오셨을 때까지도
아이들을 가르치다 다 외워버린
엄마의 수준을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아이들은 다른 날보다 태평했다.
별 열심을 내지 않았고
충분히 암송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놀기만 했었다.
11시가 다 된 시간부터
학교 갈 시간인 아침 6시까지 그렇게 밤새도록
요셉은 새벽 1시쯤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고
누리는 이것도 저것도 안하고 어정쩡하다가
아버지에게 호되게 야단맞고 매까지 맞아가며
요셉이 형도 잠자러 간 시간부터는 흐느껴 울어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몹시 괴롭고 힘겨웠었다.
남편의 권위에 먹칠하기도 그렇고
누리의 잘못된 습관을
이 기회에 바로잡을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한잠도 잠을 못자고
왔다갔다 하면서 외웠냐고 녀석을 위협했다.
급기야는 요셉이와 같은 방법으로
한글 성경 50번, 아랍어 성경 50번을 쓰라고 한다.
헌데 누리는 쓰는 것이 원래 더뎌서
오늘 잠은 다 잤구나...코감기 기운이 있는데...
내일부터 월말고사가 시작 되는데...
아버지는 녀석에게 내일부터 학교도 가지 말라고...
누리는 세 아이 가운데 가장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
하지만 공부는 언제나 대충하고 끈기가 없는 아이
언어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낮아서 우리를 걱정시키는 아이
키도 가장 작고 음식 투정도 가장 많이 하는 아이
문제를 일으키면 크게 일으켜 엄마를 훈련시키는 아이
의협심이 강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아이
선생님께 선물을 전해 드리라면 부끄러워하는 아이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께는
자기 돈으로 직접 꽃을 사서 가져다 주는 아이
세 아이 중 가장 착하고 양보 잘하는 아이
아버지가 늦게 오시면 꼭 아버지를 찾는 아이
다른 아이들이 엄마만 좋아해도 아버지를 헤아리는 아이
누리는 난생 처음으로 하룻밤을 꼴딱 새웠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인 3월 27일, 11살이 되는 날
밤새 뒤척이며 녀석을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버지 다 썼어요 한다
녀석이 해 낸 것이다.
잠 한 숨 못자고 힘이 들어서 피곤해서
어쩌나 걱정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씩씩하다
너 피곤하지 않니?
쑥쓰러운 듯이 조금요
안나는 누리오빠 생일이라고 했더니
자신의 지갑에서 겨우 1파운드를 꺼내서 주는데
너무 적다고 안 받으니까 다시 거금 10파운드를 준다
남편은 오늘이 누리 생일이라고 하자
겸연쩍은 표정을 짖는다.
사랑의 주님!
아버지의 가르침에 끝까지
견디고 마침내 난생처음 밤을 세워서
목표를 달성한 누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자답게
자신들의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누리와 요셉이 되게 하소서
가족들이 다 잠든 새벽에
누리와 함께 말씀을 써 내려갔을 주님을 찬양합니다.
누리에게 11살 생일날이 잊혀지지 않게 하소서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누리에게 각인시켜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누리가 피곤치 않게 지켜 보호하여 주소서
어머니가 할수 없는 역할
아버지의 쉽지 않은 역할을 감당하느라
밤새 뒤척거리며
자식 사랑을 실천한 울 신랑을 존경합니다.
거룩하기가 이리 어려운 것을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고
부모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질서의 선순환이
불법이 성행하고 사랑이 식어 지는 말세지말에
성경적 가치관으로 뿌리를 내려
거룩한 열매를 거둘 수 있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하신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