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견디는 사람...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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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03.27
제자들은 예수님께 질문을 합니다. 세상 끝에 무슨 징조가 있느냐고...
예수님은 거짓 선지자에게 속지 말라며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진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끝까지 견디는 자가 되라고 이르십니다.
뉴스를 통해 여러 곳의 사고와 재난 소식을 듣습니다.
홍수와 폭설 소식을 들을 때는 정말 종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종말이라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도 던져봅니다.
가까이 롯데월드에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여기 사는 저는 멀쩡히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누군가 슬픔과 고통에 빠져 눈물 흘릴 때도
죽어갈 때도
저는 여기서 제 삶을 살아갑니다. 이것이 때론 너무 차갑게 느껴집니다.
지난 금요일 하동에 다녀왔습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 기차를 탔지요. 3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한 시골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그곳에서 6년 전 인터넷으로 안 산골아가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저야 원래 다정한 사람이 못 되어서 따뜻한 말은 별로 못해주었지만...
저녁 5시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 어떤 아픔을 느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결국 혼자 울고 말았습니다. 아마 누구든 그랬을 것입니다.
글로만 전해들을 때와는 다르게 그 아가씨의 아픔이 현실로 너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성장이 안 되었다는 것이...
마음 통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장애의 한계 때문에 포기해야한다는 것이...
그는 간간히 저를 부러워하는 표현을 했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저의 정상인 몸을 부러워했습니다.
제게는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 커다란 부러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며
가슴 한켠이 시큰거렸어요.
제게는 별 것 아닌 정상의 몸이 그에게는 엄청난 소망이라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눈을 떠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축복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이렇게까지 큰 축복임을 처음 실감했습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행복은 결코 상대적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그 아가씨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요. 갖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에 감사해야한다는 것을요... 이것은 곧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않고 무너뜨린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이 절망은 아닙니다.
끝까지 견디면 구원을 얻으리라는 약속을 주셨으니까요.
저는 그 약속을 믿습니다.
(기도)
주님, 꽃따지 핀 마을에서
저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맑은 시냇물 속에서
아기예수님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제가 안아주어야 할
수많은 당신의 그림자를 보며
그만 아득해졌지요
제게는 당연한 것이
커다란 축복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가진 것을 던져두고
갖지 못한 것에 연연해한 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한 사람은
걸을 수만 있으면 행복하겠다고 합니다
볼 수 없는 사람은
눈만 뜨면 행복하겠다고 합니다
들을 수 없는 사람은
귀가 열리면 행복하겠다고 합니다
없어서 불행하고
있어서 행복할까요?
없는 것을 헤아리지 말고
있는 것을 헤아리게 하소서
지금 있는 그대로
저를 긍정하게 하소서
아직은 시린 3월의 바람과 햇볕 속에서
노랗게 웃음 피워내는 꽃따지처럼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하소서
저는 믿습니다
삶이 아무리 척박해도
상황이 혼란스러워도
당신의 약속이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절망의 끝에 놀라운 빛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주님,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질지라도
당신을 보고 새로 희망하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
끝까지 견디는
그리스도의 참 제자 되게 하소서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