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작성자명 [김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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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7.14
바이러스를 생각할 때마다 적과의 동침이 떠오른다.
내몸속에 있는 선하지 않은 것,
내 인격이 아닌 또하나의 이물체(포린 바디).
평소엔 뼛속 골수에 박혀서 꼼짝 않고 있지만,
내몸의 저항력이 떨어지거나 면역력이 부족해지면 튀어나온다.
그래서 만만한 점막이나 신경절에 가서 달라붙는다.
입안의 점막에 가서 붙으면 헤르페스가 되고,
신경절에 가서 붙어버리면 대상포진이 된다.
그러다가 약을 투여하거나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면
놀라서 도망을 간다.
천리 만리 밖으로 도망을 가서 원래 있었던 골수 안에 포옥 박힌다.
그리곤 꼼짝을 안한다.
그속에 칩거하고 있으면 바이러스가 있긴 있어도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한다.
그렇게 평생을 간다.
한번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면 죽일 수 없을 뿐아니라
숙주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다.
내속에 있는 선하지 않은 것, 또 하나의 포린 바디, 이물체이다.
그러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과로하면 또 튀어나와서 괴롭힌다.
적과의 동침이다.
좋아서 함께 있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 죽을 때까지 운명을 함께 해야하는 것이 바이러스와 인간의 관계다.
오늘 로마서 7장 14-25절을 보며, 바이러스, 적과의 동침을 묵상한다.
어쩌면 이렇게 죄와 꼭 같을까.
내속에 꼬옥 움츠리고 있다가
내가 영적으로 약해지거나 무방비상태가 되면 튀어나온다.
그래서 지가 좋아하는 곳에 붙어서 마음대로 병변을 일으킨다.
죄를 짓게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취약한 부분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에 약하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랑에 약하며,
또 어떤 사람은 권력에 약한 나름대로의 취약한 부분들이 있다.
영적인 바이러스는 그곳에 침투한다.
가장 약한 곳, 가장 방비가 허술한 곳을 집중적으로 뚫고 들어간다.
그래서 그곳에 궤양을 일으킨다.
허물거리게 하고 곪게하며 터져서 진물이 나게 만든다.
영적인 힘, 원기, 성령의 능력이 없이는 감당하기 힘든 녀석이다.
내힘으로는 도무지 죽일 수도, 물리칠 수도, 대항할 수도 없는 놈이다.
오늘 로마서 기자가 말했듯이
내속에 거하는 죄요, 육신에 거하는 선하지 않은 것이다.
분명 내몸속에 있긴 하지만 내 인격은 아닌, 악한 적이다.
그래서 우린 육체를 가지고 있는 한 본의아니게 적과의 동침을 한다.
오늘도 아버지를 부른다.
내 힘, 내 영력이 약해지지 않게 하소서.
영적인 면역력이 강해지게 하셔서,
악한 영, 영적인 바이러스가 준동하지 못하게 지켜주소서.
이런 기도로 수욜의 아침을 또 힘차게 연다.
장마의 한가운데 있지만 오늘은 비교적 개였다.
아마 하루종일 뜨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