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왕인가?/마12:14-21무엇 때문에 바빴는지 관객 수 820만이 넘어서야 저도 겨우 “왕의남자“를 보았습니다.
(아직도 못 본 사람은 빨리 보시라)
“왕의남자”는 “웰 컴 투 동막골”처럼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동막골도 구성이 치밀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왕의 남자 역시 스토리가
아주 탄탄합니다.
왕의 남자 공길(이 준기)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는데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 들먹을 수가 있으랴”는 말을 하였다가
실제로 참형을 당한 광대인데(연산군일기 60권 22장) 이 준익 감독(씨네월드)이
영화로 되살려낸 캐릭터 입니다.
500년 전에 감히 광대가 왕을 꾸짖는 발언을 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조선시대에 왕과 광대가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고 짐작하게 하는 이 문헌은
잠자고 있던 연산군에 대한 내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 우성)이 힘 있는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던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이 준기)과
보다 큰 놀이판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타고난 광대 끼로 놀 이패 무리를 이끌게 된 장생은 패거리들과 함께 연산(정 진영)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 성연)를 풍자하는 통 큰 판을 벌여 입성에 성공합니다.
절정에서 여인들의 암투 때문에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퍼포먼스를 보던
연산군은 생모인 폐비 윤씨 사건을 기억하고 그 자리에서 선왕(성종)의 여자들을
칼로 베어 죽입니다.
한편, 공연을 할 때마다 궁궐이 피바다로 변하자, 장생(감 우성)은 궁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는데 그 사이 왕에게 따를 당한 중신들과 광대에게 왕을 빼앗겼다는 질투심에 휩싸인
장 녹수(강 성현)가 계략을 꾸밀 때 왕의남자 공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머뭇거립니다.
아마도 이 장면들 때문에 “왕의남자”가 동성애를 미화시킨 작품이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왕의남자”는 시종일관 말(言)의 유희와 메타포가 판을쳤기 때문에
그냥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라고 단정 짓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번지점프를 하다 에서도 국문과 82학번 인우(이 병헌)가 사랑했던 태희를 그리며
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동성에게 집착하질 않습니까,
연산군의 역사성을 감안한다면 왕의 남자 는 동성애 보다는 민초의 삶의 애환 가운데
담겨진 해학과 감동,절체절명의 순애보가 버라이어티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공길은 누구의 남자인가,
연산의 남자일까, 장생의 남자일까,
제 소견으로는 왕은 줄타기 퍼포먼스에 한낮 구경꾼일 뿐,
그 대궐에서 광대 놀음한 장생이가 왕 입니다.
“내가 이 궁에 사는 왕이다”
다투지도 들레지도 상한 갈대를 꺾지도 아니하시는 나의 참 왕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왕을 위해 모든 것을 소품으로 쓰는 폭군을 보면서 민초를 위해 고난 받는 왕을
묵상하니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오 주님, 제게 기도와 묵상의 어려움이 있습니다.나를 고쳐 주옵소서.
공동체를 회복하게 하시고 묵상과 기도를 다시 한번 불 일듯 일어나게 하옵소서.
주의 온유와 겸손을 배워서 당신의 나라를 드러내며 살게 하옵소서.
2006.2.3/헤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