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진 자
작성자명 [원혜영]
댓글 0
날짜 2010.07.01
<로마서 1:1~17>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제 육신의 나이 쉰다섯입니다.
참으로 인생의 단맛, 쓴맛을 골고루 맛보며
굽이굽이 슬픔의 아흔 아홉 고개를 넘어 왔습니다.
바벨론 포로 생활 37년......그 가운데
심판 받고 거듭난 나이 7세......(우리들 교회와 동갑입니다.)
우리들 교회에 첫 발을 디딘 이후 햇수로 5년.....
<예레미야 1:5> 말씀처럼, 오늘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입은 자임에도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신을 섬겨야 했고.......
예수님의 사랑을 사람에게서 구하다가
버림과 배신을 당하여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증오의 지옥을 살았지요.......
적 그리스도에게서 진리를 찾는 우상 숭배와
이방 남자와의 불신 결혼.....
간음과......
낙태와.......
자살 기도......
돌아와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회복할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순종의 패역함으로 인해
살아서 가는 생지옥, 감옥에 갇혔습니다.
쉽게 항복하지 않으니
백일이 넘도록 독방에 갇혀 있었습니다.
혼자 누울 공간과
배변을 하는 변기(그나마 수세식인 것이 다행)가 있는 공간뿐인 독방에서
(변기에 붙은 수도꼭지에서 식기를 씻고 빨래를 함)
하루 삼십분의 운동시간도 금지된 <독방>의 특권적인 형벌을 받으며......
외로움과 공포의 극치를 느끼며 미쳐갔던......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육체와 율법의 막장이었습니다.
2003년 7월,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만신창이가 되어 출소한 후....
항복하고 주님께 돌아왔으나...
적절한 양육을 받지 못하니
다시 일곱 귀신이 어떻게 사람에게 들어와 망가뜨리는지도 경험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성령에 붙들린 통곡의 회개기도...... 십 개월의 시간을 채우는 동안
큐티를 시작하여.......
<요한복음>을 묵상하면서 찾아오신 주님으로부터 치유를 받으면서
간신히 추스릴 정도로 영육 간 회복이 되었을 때......
우리들 교회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2006년 8월 중순, 처음으로 들러본 우리들 교회 수요 예배에서 들은 말씀이.....
‘은혜 충만’할 뿐, 가치관이 변화되지 못한 저를 긴장시키며 뚫고 들어왔습니다.
<지지리 고생으로 끝나면 어떡하느냐......>
전기가 통하는 찔림으로 화들짝 놀래키고
여전히 또렷이 남아서 기억되는 말씀입니다.
공동체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 들어온 공동체......
이 세상 최고의 주님의 공동체의 훈련은......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깨달아서 입에 넣어주시는 목사님 말씀은......
들리는 대로 깨달아지고 인생이 해석되어졌습니다.
‘고생’이 ‘고난’으로 바뀌었습니다.
‘죄인’이며 ‘죄수’의 신분이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고..... 성도로 부르심을 입은 택한 자로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죄수의 수의’를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바꿔 입었습니다.
오래 묵은 열등감이 사라지고
주님의 자녀로써 정체성이 회복되었습니다.
말씀이 들리고 해석되어지는 대로
삼십 년 동안 굳게 닫혀있던 입이 열리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떠들게 되었습니다.
남을 의식하거나.......
공동체의 질서 속에서 억제하거나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딴에는, 감사와 은혜가 넘쳐서 터지는 찬양과 탄성이었습니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단순하게 마음의 감동대로.... 움직이고
목장의 지체에게 충고와 처방이 저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 나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혼자 실소의 웃음을 웃게 되는
완전 광녀(狂女)의 모습으로 교회를 휘젓고 다닌 것 같습니다.
미친 것이 맞긴 맞지요......ㅋ ㅋ
혼백이 반은 빠져서 미쳤었고......
그런 저를 불쌍히 여기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미쳐있었으니 말입니다.
죄악으로 뭉친 육신은 이미 죽었으나 죽은 줄 모르고
거듭난 영은, 아직 갓 태어난 태아인데 제가 태어난 줄 모르는..... 혼돈의 상태였습니다.
그런 본인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지도 못하면서.....
죽음보다 괴로웠던 나의 고난이 바로 약재료로 쓰임 받게 된 줄 알고
기뻤습니다.
바로 부르심을 받고...... 받은 은혜를 나누어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일년이 지나고.....이년이 지나도 교회에서는 저를 부르시지 않는 것입니다.
조카뻘 되는 젊은 지체들은 등록한 지 일년 만에 부목자를 제수 받고
자기들 끼리끼리 봉사하며 양육 받으며
즐겁게 공동체 생활을 하는 듯 한데......
저는 오히려
모든 지체들이 흔들고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저를 조금 이상하다고 하기도 하고
교회에 불순종한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전전긍긍하게 하는 것은......
정말 제가 누룩처럼 안 좋은 곰팡이를 옮길 염려 때문에
남들 다 하는 일대일 양육도 안 시키시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이래도 니가 안 떠나? 이래도?” 하시며
공중에 매달린 저를
주님께서 마구 흔들어대시는 것 같았습니다.
워낙 두려운 심판을 받고 항복하고 돌아왔으니
죽어도 제발로 떠날 생각은 하지 못하지만.....
겪어온 삶이 남달랐던 만큼
말씀으로 깎이고 연단되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피해의식과 열등감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육신의 정욕으로 인한 예전의 우울증과는 다르지만....
영적 우울증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점점 기쁨이 사그라들고 있음에...... 조금씩 슬퍼지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에베소서>를 묵상할 때쯤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공동체에 적응 못하고......외톨이가 되어 가는데.....
‘주님이 왜 나를 이렇게 흔드실까.....’
계속되는 궁금증이 마음 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네가 나를 사랑하니?” 주님께서 물으셨습니다.
“나만 좀 쳐다봐 줄래?”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아!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어 죽음에서 건져주시고 죄를 사해주셨다고.....
감격에 겨워 감사와 찬송을 드린다고 하면서도
주님 외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인정받지 못해 슬퍼할 뿐......
정작 주님을 제가 왕따시키고 있음을 몰랐습니다.
이 세상이 모두 사라져도
유일하게.....내 앞에 남아계실 주님이신데.......
그 분만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 역시 그 분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이 나기 시작하는 무렵부터 초등학교까지
밤에 자다가 문득 눈이 떠져서 엄마의 방문을 열면.....
아버지가 엄마의 목을 조르고 있던....
어느 날은 피가 낭자하던......
장녀인 내가 울기 시작하면 자던 동생들도 덩달아 일어나
고요하던 한밤의 동네 하늘에 우리 자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던.....
그 상처의 시간......
유일하게 나를 업어주시고 안아주시던
그 주님이 돌아오신 것입니다.
진작에 돌아오셨건만......주님을 세워두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네, 주님 늘 제 옆에 계신 줄 알아요.” 하면서
주인으로 모셔들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열 살, 열 두 살 무렵......
여전한 외톨이어서..... 혼자서 오가던
등하교 길이거나
교회에 오가는 먼 길에서
외로운 어린 마음에 찾아오시어 위로하시고
은밀한 친구가 되어주셨던.....
그 주님 자체만 사랑하면 안 되느냐고
주님께서......주님께서..... 미련한 저를 흔들고 계셨습니다.
그래요 주님!
주님만으로 만족합니다.
주님만이 진정한 저의 주인이십니다!
사랑하기에 진정으로 고백 드릴 수 있습니다.
세상을 다 준다 해도 싫습니다!
주님께서 안 계신 세상이 얼마나 황량하고 슬픈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오오! 주님이시여!.......
그날 이후로
직분 같은 것은 주셔도 안주셔도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직분이 있고 없고가 저의 정체성을 결정하지 못함을 믿게 되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예수님과 진정한 만남을 가진 사람이라고....
패역하고 연약한 행위와 전혀 상관없이
오직 약속에 의해 택함 받고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는> 하나님의 선물을 받은 사람임을 알게 되고
더 이상 마음 한 구석이 허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일.....가로 늦게 부목자로 임명되었다고.....
모두들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창피하고 쪽이 팔렸습니다마는.....(ㅋㅋ)
그동안 저 때문에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마음을 써주고 걱정해 준.....
목사님! 전도사님! 분당 성전의 모든 지체님들......
아니, 우리들 교회의 모든 지체님들.....
고맙습니다.
어린 아이같이 철없는 저 때문에 많이 수고하시고 기도해 주셔서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주님의 공동체와 지체들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사랑의 고통으로 오늘도 자살하는 한류 스타까지.....
저 때문에 수고하시고 기도해주신
엄마와 동생들에게
특히, 영적 스승이신 담임 목사님께......
저는,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자입니다.
사랑하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 복음의 빚을 모두 갚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