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그 뜻을 다 알 순 없지만...
작성자명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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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6.28
시편 89편 9절
주께서 바다의 흉용함을 다스리시며 그 파도가 일어날 때에 평정케 하시나이다
암 재발 후 지금까지 지내오는 과정 중에서 사람들의 사소한 말에도 생기는 겁과 두려움과 낙심을 보고 참으로 믿음 없음을 보았다. 가나안 여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먹으면 자기 딸이 낫겠다는 믿음을 묵상할 적엔 눈물로 회개했었다. 주님이 동행하시는데도 두려워 떨고 있는 자신의 믿음 없음을...
5월 달부터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배가 불러오자 가까운 방사선과에 가서 CT 촬영을 했는데 예상대로 복수가 찼다고 했다. 말씀 붙들고 근근이 평정을 유지하고 살아왔는데 너무 낙심이 되었다. 모든 걸 포기하는 마음으로 주님께서 저를 데려가실거면 고통 없이 데려가달라고, 대신 태동이와 규동이, 친정어머니를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했었다. 다시 병원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지내면서 또다시 믿음 없음을 처절히 보았다.
주님이 치료하신다는 말씀을 붙들었으면 그대로 온전히 믿고 흔들리지 않아야 맞는 것 아닌가!! 사명이 끝나지 않았으면 죽을 수도 없는 거라고 늘 들어오지 않았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지극히 연약하고 겁 많고 참을성 없는 내 모습을 보았다. 오죽했으면 주님께서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기신다고 하셨을까... 그 말씀이 자꾸만 묵상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수시로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마음 한 켠에는 알 수 없지만 주님이 선하신 손길로 인도하고 계심이 믿어짐도 사실이었다.
소변이 안 나오고 열이 오르는 응급 상황이 벌어지자 병원 응급실로 올 수밖에 없었다. 양쪽 옆구리를 뚫어 신장에 관을 심어 소변을 빼내는 시술을 받게 되었다.
주님, 저는 너무 연약하고 겁 많고 고통에 대한 참을성도 없어요. 이런 제가 계속되는 고통을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요.
속으로 눈물로 기도했다. 남편에게 그렇게 말하니 남편도 우린 다 고통 앞에서 연약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손을 꼭 잡고 눈물로 수없이 기도했다.
병실에서 소변이 밑으로 정상적으로 나오는지 오른쪽 관을 빼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지금, 소변은 그런대로 나오고 있으나 피 검사 결과 신장 수치가 좀 높아졌다고 다시 뚫을 수 있다 한다.
어느 지체분이 말했다.
믿음 없음을 아는 것이 믿음이라고...
맞다. 주님께 믿음 없음을 고백하고 나아가는 저를 믿음 있다 하신다는 말이니 위로가 되었다. 그렇다. 야곱이 믿음이 없어도 주님께서 택하셨으니 책임지고 인도해 가시지 않는가!!
주님께서 저를 택하셨고 저의 연약함을 아시니 책임지고 인도해 가시지 않겠는가!!
지금은, 과정 과정이 쉽게 갔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주님의 선하신 손길로 인도하심이 더욱더 믿어진다. 반드시 치료해주시고 다시금 사명 때문에 일어서게 해주실 것을 더욱더 믿기에 평안하다. 믿음이란 이렇게 한 걸음씩 사건을 겪으며 자라가는 것임을 느낀다.
주께서 내 마음에 수시로 출렁대는 두려움의 흉용함을 평정케 하심이다.
비록 주님의 뜻을 다 알 순 없지만... 인자의 하나님, 성실의 하나님을 믿기에 오늘도 입술에서는 찬양이 흘러나온다.
주님여 내 손을 꼭 잡고 가소서
약하고 피곤한 이 몸을
폭풍우 속에서 내 죄 사하시사
손잡고 날 인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