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9. 23(월) 큐티 나눔
제목: 창살 없는 감옥 (예레미야 10:1-16)
어제 주일 예배를 오가면서 차 안에서 바라 본 가을 하늘이 어찌나 이쁜지 몇 번을 쳐다보며 감탄을 했습니다. 어제는 좋은 소식이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 여자 목장에 남편 집사님이 휘문 채플에 첫 입성을 하면서 등록을 하는 기가 막히게 좋은 소식이 있었고, 주유를 하라며 상품권 한 장을 지체에게 선물을 받는 기분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예전에 목장을 함께 했던 지체를 만났는데, 오늘 고추와 고춧잎을 따러 오라고 합니다. 해마다 고추와 고춧잎을 따와서 목장을 할 때마다 지체들과 맛있게 나누어 먹었는데, 올해도 불러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부지런하고, 손이 무척 빠르며, 욕심이 많습니다. 고추밭에 도착하자마자 바구니를 끼고 고추와 고춧잎을 재빠르게 땄습니다. 쉬지 않고 금새 한 봉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밭 주인인 지체는 제 옆에서 하늘도 한 번씩 쳐다보면서 드넗은 자연을 즐기면서 따라고 하는데, 저는 마음속으로 하늘 한 번 볼 시간에 고추 다섯 개는 딸 수 있는데 하면서 일단 부지런히 따고, 하늘이야 나중에 얼마든지 볼 수 있지 하는 마음으로 하늘 한 번 쳐다보지 않고, 재빠르게 고추와 고춧잎을 땄습니다. 저는 고추도 좋아하고, 고춧잎은 더 좋아합니다. 고춧잎은 삶아서 된장과 액젖과 들기름에 깨소금을 넣고 무치면 정말 맛있습니다. 작년에도 제가 무친 고춧잎 나물이 여자목장과 부부목장에서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춧잎은 한 봉지를 가득 따도 삶으면 한 뭉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따야 합니다.
새참까지 준비해 온 지체와 함께 잠시 휴식을 보냈습니다. 단호박과 고구마를 쪄오고, 추석에 딸들이 사 온 명품 배도 가져오고, 생수에 망고 쥬스에 견과류까지 챙겨 온 새참을 보면서 지체의 넉넉함과 정성껏 사랑으로 섬기는 모습을 느꼈습니다. 저도 지체들을 섬기는 위치에 있다보니 정성껏 섬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늘 계산기를 두드리며 가성비가 좋은 재료를 선택합니다. 경제적인 형편을 고려한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앞세우며 계산기를 두드리지만 제가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땐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단번에 구입을 합니다. 저에게 핸드폰 계산기는 삼림에서 벤 나무요 기술공의 두 손이 도끼로 만든 것이요, 은과 금으로 꾸미고 못과 장도리로 든든히 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고, 말도 못하며, 걸어 다니지도 못해 메어 있게 하는 우상과도 같습니다(3-5절).
잠시 새참을 먹으면서 지체의 나눔을 들었습니다. 원래는 사람을 사서 한꺼번에 고추를 따서 말려서 팔아야 하는데, 주일에는 주일 예배를 가야 하고, 화요일에는 예목을 받아야 하고, 수요일에는 수요예배를 드려야 하고, 토요일에는 여자 목장을 해야 하니 주중에 시간을 내서 인부들과 고추를 따는 작업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인부들 시간에 예배와 목장과 양육이 걸려 있으니 예배 드리고, 양육 받고, 목장 하고, 틈틈이 남는 시간마다 본인이 밭에 와서 부지런히 고추를 딴다고 합니다. 이 지체는 손목과 무릎이 아파서 여러 차례 치료와 시술을 받았고, 지금도 매일 아픕니다. 가장 좋은 치료는쉼amprsquo인데, 밭농사 짓는 남편과 연로하신 시어머님까지 모시고 살고 있으니 몸이 쉴 틈이 없습니다. 특히 밭농사는 여자들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는 농사입니다. 그래서 힘듭니다. 구속사의 말씀대로 믿고 살고 누리는 우리들 교회에 와서야 이 모든 것이 불신 재혼한 내 삶의 결론이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답고 드넗은 밭에서 고추를 따면서도 하늘 한 번 쳐다보며 쉼을 누리고, 몇 시간씩 밭일을 할 때도 허리춤 전대에 핸드폰을 넣고 찬양도 듣고, 말씀도 들으니 입에서는여호와여 주와 같은 이 없나이다amprsquo라는 고백이 나온다고 합니다(6절). 예전에는 고된 밭농사가 지옥같이 여겨졌지만 지금은 순교하는 마음으로 농사를 짓게 되니 드넓은 고추밭이 창살 없는 감옥이지만 여호와께서 그의 권능으로 땅을 지으셨고 그의 지혜로 세계를 세우셨고 그의 명철로 하늘을 펴셨듯이 고추밭에 오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마음껏 바라보면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12절). 제가 만약 이런 환경에 있었다면 과연 나는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지체가 주중에 한 번 더 고추를 따러 오라고 했는데, 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오늘 아침이 되니 몸이 힘듭니다. 어제 몇 시간 고추 땄다고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픕니다. 그래서 어제 따 온 걸로 여자목장과 부부목장에서 한 번씩 나누어 먹는 걸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적용하기
어제 따 온 고춧잎을 삶아 놓고, 고추장아찌도 만들어서 지체들과 함께 나누어 먹겠습니다.
어제 예배 후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는데,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책을 읽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