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와 위엄으로/시21편우리 집 딸내미들 방학이 내일모래 입니다.
학교 앞 까지는 버스로 두 정거장인데도 종종 저는 에스더를 승용차로 데려다
줍니다.
모든 부모가 다 그렇듯이 딸내미들은 유독 경호경비에 신경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제는 에스더를 키울 적에 동원 예비군 훈련을 데리고 입소한 적도 있었고
초등학교 땐 점심시간에 학교엘 가서 가끔 남학생들과 공을 찬적도 있습니다.
애를 안고 갔던 동원입소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아빠가 비공식 축구 게임에
낀 것은 순전히 혹여 있을지 모르는 짓궂은 남학생들의 해코지에 대한 선방 같은
것이었습니다.
요새 날씨가 추워서 오늘 아침에도 데려다 주고 왔는데 에스더 휴대폰이 울려댑니다.
잠금장치를 열고 153개의 수신자 매일과 21개나 되는 발신자 매일을 샅샅이
보안 검열 하다가 기어이 수신함에서 불순물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쓰여 있습니다.
침착하면서 차근차근 딸내밀 나무래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테러가 아닙니까,
욕 한번 안하고 그렇게 키웠건만,
우라질,
화가 나고 속이 상하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녀교육의 한계를 고백합니다.
생활예배에 모범이 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이 모습 이대로 주께 나아갑니다.
에스더의 생각과 마음을 지켜주시어 구김 없이 자랄 수 있게 도우시고
버거운 상황을 만날 때 우리 부녀가 주님을 온전히 의뢰하므로 요동치 않고
생명과 존귀와 위엄을 받게 하옵소서.
2005.12.28.헤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