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편지 14.
“가을의 인사”
늦더위는 남아있지만, 9월입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무더위 가운데서도 강건하셨는지요?
무척 오랜만에 기도편지를 씁니다. 지난 6월에 GMTC훈련을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5주 동안 서울대에서 ‘한국어 교사 양성 과정’을 하고, 이곳, 신정 7동 지구촌 교회 선교관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10평 남짓한 곳에서 7개월을 훈련 받다가 넓은 선교관으로 이사를 하고 나니 훈련의 강도만큼 기쁨이 큽니다. 두레교회 차로 청년 세 명과 두 분 목사님께서 더위 가운데 손수 짐을 옮겨주셔서 쉽게 이사를 했습니다. 잘 때마다 부엌 옆의 조그만 거실 바닥을 스스로 걸레질 하고, 이부자리 펴 가며 자던 의현이는 자기만의 방이 생겨서 한동안, 전에 없이 늦잠을 자더니 어제부터 개학해서는 전학 간 새 학교에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새벽에는 본당으로 내려가서 지구촌 교회 성도들과 새벽기도를 하며, 주의 몸 된 교회에서 사는 즐거움을 황송해 하며 누리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돌아와서 8개월 동안 각종 훈련과 공부로 때로 심신이 지치기도 했지만, 고요히 주님 앞에서 생각을 해보면…… 이 광야만큼 하나님과 가까이 대면할 수 있는 때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가 벅차게 여겨지는 무거운 과업들 속에 있으면, 습관적으로 하늘 아버지를 부르고 찾도록 설정된 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놀라운 특권인 것 같습니다.
5주 동안 한국어 교사 양성 과정을 한 언어 교육원에는 유럽, 미국, 중동, 동아시아 각 곳에서 몰려온 한국어 수강생이 무척 많았습니다. 17년 전 독일에서 독일어를 배우며 보던 풍경 같았습니다. 건물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려고 몰려온 수강생들의 다양한 국적에 놀라곤 했습니다. 그런데 교사로서 한국의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여겨질 만큼 양성 과정에서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탄탄한 문법지식을 토대로 하되, 얼마나 많은 한국어 어휘를 통제하느냐에 따라 초급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교육적 효과가 다르기에, 알고 있는 무수한 어휘를 버리고 가장 간결한 한국어로 가르쳐서 그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법을 고민하면서 수업 연습을 했습니다. ( 여기서도 성육신을 묵상했습니다. ) 그들의 입장에 선다는 것, 그래서 한국어로 인해 좌절이 아닌, 배우는 즐거움을 얻게 해 주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많았습니다. 5주 내내 주말까지 과제와 시험준비로 매여있으면서 갈수록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좋은 수업을 위해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은 PPT제작 방법도 배우면서 실제적인 것을 알아갔습니다.
제가 맡은 베트남 학생은 하노이 국립도서관 사서로 교환 근무를 온 여성으로서 무척 성실했습니다. 세 살 박이 딸을 두고 파견 근무를 왔기에 딸을 보고 싶어하며 어느 날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베트남어로 딸에게 불러주던 자장가를 들려주어 보는 저를 짠하게 했습니다. 대전에서 국제 경영을 공부하는 유학생인 조카와도 만나면서 하노이와 서울이 이웃 마을처럼 여겨졌습니다.내년에는 제가 그들의 언어를 배우느라 고심할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10월 초에 있을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틀은 학교에 가서 동기들과 왼 종일 스터디 하며 사역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시험을 준비하자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강력 집중력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지속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면서 싱가폴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시작 될, 각국의 선교사님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두레교회 권사님들이 권사회 개강과 함께 심방을 오셨고, 주일에는 2청년들이 저녁식사를 저희 집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방앗간을 드나들며 영육 간에 배불러졌던 청년시절을 생각하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스무 명이 와도 괜찮은 집을 주신 것을 감사하며 함께 주 안에서 가족된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사도행전 7장, 스데반의 설교를 요즘 묵상하면서, 주의 일꾼들이 끝없이 연단과 훈련을 통해 다듬어져 가는데, 언약에 충실하신 하나님의 은혜의 강물은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보면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의 어떠함이 아니라, 신실하신 하나님이 하나님의 때에 당신의 일을, 당신을 간절히 찾는 자들을 통해 하신다는 것, 그리고 마침내 그 언약을 이루어 가신다는 것,그 약속을 간직하고 있기에 광야에서 훈련되어가지만, 찬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는 가을, 흐리고 무더운 여름을 견뎌낸 만큼
가을 빛 같은 주의 은혜로 찬란하기를 기대하며,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 안에 충만한 그 평강을 전해 드리며……샬롬~~.
기도 제목을 드립니다, 저희도 기도하겠습니다.
감사: -약할 때 강함 주시는 하나님을 더 알게 하신 것.
-한국어 교사 양성 과정을 통해 많은 경험과 좋은 만남을 주신 것.
-세미한 기도들에 응답하신 것.
간구: -신앙을 삶으로 살아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계속 자라도록.
-사역지의 영혼들을 품고 끊임없이 기도로 준비하도록.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을 집중력 있게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기도로 후원하는 교회와 중보 기도팀에 더 큰 은혜를 주시도록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영어공부에 지혜와 집중력, 기쁨을 주시도록.
-사역지로 나아가기 까지 기도와 동역, 협력의 관계들이 채워질 수 있도록.
의민: -전반적인 몸의 기관들이 건강하게 회복되어 먹은 것을 잘 소화 시키고, 다음 단계를 기쁨으로 준비하도록.
의림: -주어진 시간 속에 신속하고 집중력 있게 공부를 마무리 하는 습관을 갖고, 새 학교에서 믿음의 좋은 친구 관계가 있도록.
의현: -사춘기를 안정된 마음으로 보내며 새 학교에 잘 적응하며, 책임감, 준비성, 성실함이 잘 길러 질 수 있도록.
2011. 9.2.
주 안에서 한 형제 된 신현동, 박귀주, 의민, 의림, 의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