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어느덧 2025년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유난히 전세계적으로 혼돈과 고통의 시간이었고 여전히 그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시기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기쁨의 인사를 드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과, 주의 몸 된 교회와, 우리들의 삶을 그분의 주권과 섭리 가운데 인도하고 계심을 믿기에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여전히 캄보디아는 태국과의 분쟁으로 국경지역에서는 수십만명의 피난민들이 고통받고 있기에 지난 한 해 동안 저와 가족들 그리고 헤브론병원을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신 주의 은혜에 감사하다고 고백하는 것 역시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의 인도자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또 가정적으로 어려움들도 있었고,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시는 주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생각할 때 그저 겸손히 엎드려 감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희 가정은 3주간의 짧은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아내와 저의 정신과 진료 및 아이들 치과 진료 등을 위해서 잠시 한국에 나와있습니다. 어떤 선교사님은 농담이었지만 전쟁터에 자기만 남겨두고 가냐며 부러움의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했는데, 가정의 회복이 최우선 과제였기에 불편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1월과 12월 큐티 말씀이 호세아, 아모스 그리고 말라기에 이르는 소선지서 말씀들이었는데, 이 말씀들을 읽으면서 지금 캄보디아가 직면한 어려움이 그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에, 이 땅의 불의와 부패 그리고 여전한 우상숭배의 죄를 우리가 대신 회개해야 함을, 그리고 이 땅의 정치 지도자들이 정의과 공의를 바로 세워가도록 기도해야 함을 큐티 소그룹 의사들과 여러번 나누었습니다. 수요 점심 기도모임의 주제 말씀인 역대하 7장 14절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라는 말씀을 붙들고 기도 멤버들과 함께 이 땅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마침 제가 캄보디아를 떠나오는 날 아침, 현지 의사들과 함께 읽고 묵상한 큐티 본문이 말라기 마지막장 말씀이었습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라는 치유와 회복의 말씀에 다같이 힘을 얻고 소망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총체적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 땅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한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아이들 치과 진료, 아내와 저의 정신과 진료까지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일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영찬이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엑스레이 사진으로만 보이는 치아 사이의 충치를 세 군데나 발견해서 마취까지 하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치과 진료를 받지 않았으면 충치가 더 심하게 진행되었을 것이기에,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지만 그나마 빨리 발견해서 치료받을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의욕이 없는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이 지속되어 약을 변경했고 출국 전에 다시 한번 진료를 받고 용량을 정해서 캄보디아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제가 아내 말을 경청하고 또 그 마음과 생각을 잘 헤아려 알고 배려하는 것이 아내의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저도 계속해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내 말로는 제가 15%정도 변화했다고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하나도 변하지 않아서 소망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기에 감사합니다. 아직 아내가 육체적 정신적 번아웃 상태에서 크게 호전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크지만 점차 더 회복해갈 수 있도록,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이들에게 지난 한 해 동안 감사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수아는 고등학생이 되어 IGCSE라는 교육 과정을 처음 시작했는데, 이 교육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고 또 기존에 온 가족이 함께 다니던 교회에 또래가 한 명도 남지 않아 올해 초에 중고등부가 있는 교회로 옮겼는데 그곳에서 예배도 잘 드리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찬양팀도 섬기며 잘 정착하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영찬이도 중학생이 되어 한 학기를 보냈는데 중학교에 잘 적응한 것과 컴퓨터를 사용한 수업과 숙제에 익숙해진 것 그리고 지난 8월부터 누나를 따라 중고등부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조금 변한 것이 감사하다고 했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통독을 지속하고 10주 지혜로운 아버지 과정을 마친 것과 가정적으로는 아내를 이전보다 조금 더 도울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사역적으로는 헤브론병원에서 수요 기도모임과 신앙서적 읽기 모임을 꾸준히 지속하고, 금요 점심 의학공부 모임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다고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적 감사함을 넘어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으로 인해 함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고 기쁨과 평안 그리고 참 행복을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한해 동안 이렇게 부족하고 연약한 인생을 위해 그리고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시고 큰 사랑으로 섬겨주신 모든 교회와 동역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7년간 저와 제 가족들이 캄보디아 땅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더불어 이 기도편지를 읽어주시고 동행해주신 여러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격 없는 자가 늘 큰 사랑을 받고 있고, 과분한 섬김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려주셨던 것처럼, 저희 가정에도 시시때때로 여러분의 기도와 재정 후원과 때로는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부르심의 자리에서 잘 버티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에도 저는 시편 131편의 다윗의 고백처럼 ‘제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제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며 제가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고, 다만 제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기’를 소망합니다. 오직 주님과 주의 말씀 안에 거할 때 이것이 가능함을 알기에, 저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볼수록 더욱 주님 앞에 나아가 머물기를 원합니다. 새해에도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과 그 가정에 주님 안에서 누리는 고요함과 평온함이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동역자님들의 지난 한 해의 수고와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 지역 전쟁을 속히 멈추어 주시고, 수십만 명에 이르는 피난민들을 돌아보아 주시도록
2. 캄보디아 땅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 그리고 우상숭배의 죄로부터 돌이키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의와 공의가 이 땅 가운데 바로 세워지도록
3. 2026년 2월부터 새롭게 세워지는 헤브론병원 리더십에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헤브론병원이 선교병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지화 또한 잘 이루어 갈 수 있도록
4. 가족 모두의 건강과 안전, 특별히 아내와 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회복을 위해
5. 수아와 영찬이의 학업 및 신앙의 성장, 그리고 시간 관리와 미디어 절제를 위해
6. 새해에도 저와 현지 의사들이 은혜의 방편을 통해 신앙이 성장하고, 꾸준한 공부를 통해 의사로서의 실력 또한 성장해가도록
7.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구원과 건강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