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친 이는 예수라]
정정환 부목사
요 5:1~15
안녕하세요? 게하시 정, 정정환 목사입니다. 오늘은 제가 말씀을 전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엘리사 선지자 곁에 등장하는 지질한 게하시의 모습을 나누라고 이런 시간을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38년 된 병자를 고쳐 주시는 주님을 통해 나를 고쳐주시는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 함께 은혜받는 시간 되길 바랍니다.
첫째, 나의 누운 것을 보시고 먼저 찾아오십니다.
예루살렘에는 자비의 집이라는 뜻의 베데스다 연못이 있었습니다. 천사가 가끔 이 연못 물을 움직이게 할 때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돌아연못 주위에는 수많은 병자가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치열한 경쟁의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자비의 집이라고 하는데 자비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오직 선착순의 논리만 지배하는 무자비한 전쟁터였습니다. 이곳에 절망과 외로움, 아픔과 공허함 속에서 기약 없는 세월만 보내는 38년 된 한 병자가 누워있었습니다. 그리고 병자의 누운 것을 보고 계셨던 주님이 그에게 먼저 다가오셔서 질문하십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너무 뻔한 질문 같지만, 주님은 이 질문을 통해 병자가 회복되고픈 마음이 일어나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그가 예수님으로 인해 구원받아야 할 존재임을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도 이 병자처럼 오랜 시간 육신의 질병과 마음의 질병으로 누워있고, 관계에서 깊은 상처를 받아 쓰러지고, 하는 일마다 번번이 실패하며 모든 의욕을 잃어버리고, 죄와 중독에 찌들어 널브러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주님은 이런 나를 주목하시고 물으십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이 질문은 날마다 베데스다 연못만 바라보며 물이 동하기만을 고대하는 나의 시선과 관심을 이제 예수님께 돌이키라는 것입니다. 내 안의 모든 것을 주님 앞에 드러내게 하심으로 자신을 직면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치유의 시작, 구원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오늘 나에게 일어난 사건은 예수님이 찾아오시는 사건입니다. 주님께서 먼저 말 걸어오시고 나에게 질문하시는 사건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반응이 신앙의 시작이고, 답을 생각하는 것이 말씀 묵상, 큐티입니다. 날마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그동안 붙들고 온 내 인생의 주도권이 예수님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 말씀으로 구원의 은혜를 베푸십니다.
자기 연민과 세상에 대한 비관과 원망에 빠진 병자에게 주님은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일어나라'의 명령은 예수님의 부활에도 쓰인 단어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받아들일 때 내 안에서 새로운 창조역사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내가 할 일은 나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을 믿고 신뢰하고 따르고 순종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적성과 맞지 않는 학업으로 인해 매우 힘들었습니다. 종일 도서관에 붙어있었지만 노력해도 안 되니 절망과 열등감만 깊어졌고, 극심한 무력감으로 폐인처럼 누워 지냈습니다. 입대했지만, 군대도 도피처가 되지 못했습니다. 폐쇄적인 분위기와 계속되는 폭행으로 내가 사람이 아니라 개라고 생각하자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회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집회가 끝날 무렵, 내 속에 묻어 두었던 두려움과 자기연민, 피해의식, 원망이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그때 제 앞에 놓인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찬양 가사에 시선이 머물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날 주님은 일어설 수 없는 저를 만나 주셨고 말씀으로 고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 공부의 목적,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세상 성공과 출세였음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제 깊은 두려움의 밑바닥에 욕심이 있었습니다. 이후 내 인생의 베데스다에도 예수님은 나를 알고 계셨다는 것과 내가 바로 그분을 만나서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부대로 돌아온 그 주일에 11명의 후임병에게 복음을 전하고 모두 예수님을 영접하는 열매까지 허락해 주셨습니다.제대 후 주님은 제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제 적성에 가장 잘 맞는 곳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셋째, 행복이 아닌 거룩을 목적으로 살라고 하십니다.
38년 된 병자가 고침 받은 날은 안식일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자리를 들고 옮긴 병자도, 병을 고쳐준 예수님도 율법을 범했다고 합니다. 율법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인데 율법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유대인들은 생명보다 전통이 더 중요했습니다. 진정한 안식이 예수님께 있다는 것을 모르니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사람을 살리지 못합니다. 영적인 나병에 걸려 자기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이야말로 38년 된 병자보다 더 심각한 병자입니다. 유대인처럼 본질을 외면하면 일평생 비본질에 천착해서 인생을 낭비하게 됩니다.
저도 제 기준과 잣대로 언제나 사람들을 재단하고 판단했습니다. 저의 영적인 질병이 있으니, 그것은 자기애와 자기기만, 위선과 탐욕이었습니다. 아내가 '당신이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정정환'이라고 합니다. 또한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아닌 척, 있는 척 위선을 떱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니 주님께서 하시는 일에 게하시처럼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며 자기연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저에게 예수님은 '보라. 네가 나았으니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병자를 다시 만나 해 주신 말씀입니다. 병 고침은 받았지만, 회개의 삶이 되진 못했기에 이 병자에게 새 사람을 덧입었으니, 행복이 아니라 거룩을 인생의 목적으로 살아가라고 명하십니다. 38년 된 병에서 고침 받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병 때문에 만난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고 오늘을 회개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살리신 복음의 아름답고 복된 소식을 증거하고 전하는 증인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진짜 베데스다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온전한 고침과 구원을 얻고 참된 안식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