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차지
창세기 15장 6-11, 17절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하루 종일 걸은 만큼 땅을 차지하게 된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농부가 열심히 뛰어서 많은 땅을 얻을 뻔 했지만 골인하는 순간 숨을 거두고 무덤밖에 못 얻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결론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땅을 주시는데, 그 땅을 영원히 차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로 여겨 주시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다고 합니다(6). ‘믿으니’는 기대와 신뢰, 확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브람이 무자해도 별처럼 많은 자손을 주신다는 하나님의 계시와 말씀을 믿었습니다. 선한 행위가 없어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에 죄인인 아브람을 의로 여겨주셨습니다.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의롭다 하시는 칭의(稱義)가 기독교의 핵심입니다. 세상은 받은 만큼 준다는 'give and take'를 외치며 오직 믿음으로 구원하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가 죄인임에도, 나의 죄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나를 의롭다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행위와 믿음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외적으로 선하고 종교적인 행위도 믿음이 없는 행위는 구원과 상관이 없습니다. 반드시 믿음이 먼저 오는 행위여야 합니다. 아브람이 무자하고 땅이 없어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기뻐하는 것이 믿음에 수반되는 행위입니다. 당장 보이는 것이 없어도 여전한 방식으로 말씀을 듣고 가는 것이 믿음의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인지 행위인지 속지 않으십니다. 롯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했기에 천사를 환대하는 선한 행위를 했어도 심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는 행위가 부족해도, 고난이 와도 믿음으로 회복됩니다. 아브람이 자손의 약속을 받고도 100세가 돼서야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아들 여섯을 더 낳았습니다.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갈 때 줄줄이 영적 후사를 낳으며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언약을 체결하심으로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땅을 주시려고 아브람을 이끌어내셨습니다(7). 별처럼 많은 영적 후사를 주시고, 그 육체가 거할 땅이 필요하기에 아브람이 먼저 요구하지 않았어도 땅을 주시겠다고 합니다. 아브람은 땅을 얻을 줄 무엇으로 알겠냐고 언약의 징표를 구합니다(8). 기적을 바라는 표적이 아니라 내 연약함을 도우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 충만을 구한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아도 때마다 변화되는 사람들을 통해 징표를 보여주셨습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어도 하나님이 사건을 주시고 깨어있게 하심으로 징표를 주시고 언약을 지켜 가십니다. 하나님은 3년 된 암소와 암염소와 수양과 비둘기를 제물로 취하라고 하십니다(9). 아브람이 제물을 취하고 반으로 쪼개는데(10) 이것은 고대 계약의식으로 쪼갠 짐승을 계약 당사자 사이에 놓고 목숨 걸고 약속을 지키겠다는 표현입니다. 내가 언약의 제물이 되어 쪼개지는 십자가의 섬김이 있을 때 땅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제물 중에 비둘기는 가난한 자들의 제물이라서 쪼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죽기까지 헌신하며 쪼개지는 적용을 해도 다른 사람이 쪼개지지 않는 것에 대해 판단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십자가 지는 적용을 하며 고결하게 살고 싶어도 사단의 유혹과 공격이 계속해서 찾아옵니다. 아브람이 제물의 사체를 노리는 솔개를 쫓은 것처럼(11), 내 속의 더러움을 쫓음으로 언약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을 내 힘으로는 할 수 없기에 하나님이 책임지시고 홀로 언약을 체결하십니다. 사단을 쫓으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시며 우리의 예배를 흠향해주십니다. 횃불로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홀로 쪼갠 제물 사이를 지나심으로 언약을 확증하십니다(17). 나는 언약을 할 수도 지킬 수도 없는 존재이기에 하나님께서 홀로 지나가셔야만 합니다. 나의 믿음을 의로 여겨주시지만 믿음도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나에게는 믿음을 지킬 힘도 없고, 솔개처럼 힘든 식구들, 유혹과 아픈 사연들을 쫓을 힘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믿으며 그 말씀을 붙잡고 기도드릴 때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응답해주십니다. 나의 겨자씨만한 믿음도 의로 여기시고 구원의 땅을 차지하게 하십니다.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업을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낸 여호와로라” 창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