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나의 관심과 우리집의 관심은 온통 올해 1학년인 아들에게 쏠려있다. 아들은 충동적이고 아주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라 도데체 어디로 튈 지 예측이 안되며 기질 상 까다로운 아이라 늘 나의 인내심의 끝을 보게 하는 아이이다. 요즘 학교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더욱더 나의 관심은 아들에게 쏠려있게 되니,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운 둘째 딸 아이는 쉽게 대하는 것이 있다. 아들에게는 조심조심 긴장하다가 딸에게는 긴장이 확 풀려서 편하게 하다보니 도리어 화를 잘 내기도 하고 잘 무시하기도 하는 것 같다.
오른쪽에 처음 그린 가족화 인데, 가족이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딸 아이가 뒷모습을 하고 있다. 네식구가 둘러앉다보니 이렇게 그렸다는 변명이 내 속에서 스물스물 올라오지만 곱씹어 생각하면 딸 아이가 어떤 표정으로 있어야 할지 몰라서 뒷모습을 그린 것 같다. 아무래도 아직 5살인 딸이 보드 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진도가 느리고 분쟁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솔직히 딸이 같이 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아들에게 온 에너지를 빼앗기다 보니, 딸은 알아서 커주기를, 알아서 놀아주기를, 제발 내 에너지를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를... 이라는 비현실적인 바램이 있는 것이다.
딸아이와 둘만 있을 때 충분히 귀여워해주고 예뻐해 주고 있고, 아들보다 딸을 더 편애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편한 것 이상으로 딸을 쉽게 생각하고 쉽게 대한 것 같다. 자칫하면 딸 아이가 오빠로 인해 힘들어하는 엄마 눈치를 보느라 눌리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참고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시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 가족화처럼 딸 아이도 함께 즐거운 게임에 동참하면서 아이답게 행복하게 자라기를 기도한다. 오빠에게 상처받은 엄마를 달래는 힐링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숨기며 살아가는 상처받은 아이가 아니라 어린 나이에 맞게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늘 큐티와 말씀으로 내 죄를 보고 아들에게도 딸에게도 나로 인한 수고의 짐을 더 이상 지게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