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하교 4학년, 2학년 두 아들이 있습니다.
둘이 싸울때는 엄청 싸우지만 제 말을 안들을때는 어쩜 그리 한편이 되는지....
꼭 헤롯당원과 바리새파 같이 단합을 잘 합니다.
가장 흔한 예로 저녁 식사시간에는 어찌 그리 말들을 많이 하고 수다를 떠는지....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원래 목적(밥 먹기)을 잊은채 깔깔대며 수다를 떱니다.
'그만하고 밥먹자.'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노여움도 타지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습니다.
아침에 학교갈때는 둘이 번갈아가며 저를 애먹입니다.
큰아들은 입에 맞는 반찬이 없다고 짜증을 내며 '나 밥 안먹어~!!'합니다.
작은 아들은 세월아, 내월아.....옷입어라 말해놓고 10분이 넘게 지나도 그대로 있습니다.
화가 나서 '왜 아직도 옷을 안갈아입었니?'하면
'엄마가 옷을 안줬잖아.'합니다.
'옷 거기 꺼내놨잖아.'하면
'엄마가 말 안해줬잖아.'
'세수는 했니?'하면
'엄마가 세수하란 말 안했잖아.'합니다.
이정도되면 뚜껑이 열리고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옵니다.
'야, 너 바보야? 엄마가 꼭 말해줘야 아냐? 하루이틀도 아니고....'라고 예전같으면 소리를 쳤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우리 아들들, 배가 안고프구나.....그럼 안먹어도 되는데 아마 밤되면 배고플거야. 그때는 엄마가 안차려줄거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찾아 먹도록 해. 그럴 수 있지?'
'성현이 반찬이 없어서 어떡하지?그런데 지금은 반찬을 새로 할 시간은 안되는데.....오늘은 먹기 싫으면 먹지 않아도 돼. 근데 점심시간까지 기다리려면 배가 많이 고플거야. 괜찮겠어?'
'우리 은성이, 학교갈 준비 하는거 힘들구나..... 엄마가 알지만 그래도 학교는 8시 30분까지 가야하는 거 은성이도 알지? 이제는 8시 20분까지 준비하지 않으면 엄마가 학교까지 태워다 줄 수 없어. 엄마도 준비하고 엄마 일 보러 나가야 하거든. 그래서 은성이 늦으면 어쩔수 없이 걸어가야하는데 어쩌지?"
참고로 저희 집에서 아이들 학교까지는 걸어서는 20분정도, 자가용으로는 5분정도 걸립니다.
부정적 표현을 쓰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아침부터 20분씩 걷는 것을 선택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지각도 하게 되기 때문에 알아서 서두릅니다.
그리고 밥먹을때 정해진 시간안에 밥먹는 사람에 한에서 아들들이 좋아하는 장기 한판 둬주기, 오목 두기 등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함께 해주기로 했습니다.
큰 아들도 처음에는 밥을 안먹고 몇번 학교에 갔으나 점심시간까지 너무 배고파 힘든 경험을 하고 나더니 아침에 좀 짜증은 부릴지언정 아침은 꼭 먹고 학교에 갑니다.
저녁시간에도 좋아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 수다는 줄어들고 밥도 뚝딱 잘 먹습니다.
처음 이런 방법을 시도할때는 '설마, 엄마가 그럴리가 없어. 말만 그렇게 하는거지.'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그렇게 해왔거든요. 안된다고 하면서도 끝내는 그냥 해주고, 된다고 하다가도 끝내는 안된다고 하는 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두번정도 정말로 학교에 걸어가게 하고, 밥도 그냥 굶게 하며 설마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나니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방향을 선택하게 되고 그 결정에 원망과 짜증이 없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이들 학교갈 준비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고 아이들의 머리에 '우리 엄마는 말한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도 새겨진 것 같습니다.
한가지 어려운 점은 정말 어느날은 아이가 딱해보이고, 때로는 미워보여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답답하지만 묵묵히 지켜봐야 하는 아픔(?)도 감내해야 합니다.
결과뒤에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든지 '엄마가 뭐랬니?'하는 반응도 삼가야 합니다.
그저 아이들의 선택을 따르고 결과를 지켜보는 것만 하면 됩니다.
때로는 아이들과 적당히 타협하며 의견을 조율하기도 하구요.
부모학교 1기 수강생이기도 한 저는 1기때와 지금 3기에 다시 강의를 들으며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스킬과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아이들을 한 인격으로 존중해주고 아이들의 말을 경청해주고 아이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범위내에서 누리게 하는 것이 가장 아이들을 행복하게 자라도록 돕는 양육태도가 아닌가 날이 갈수록 느끼고 있습니다.
1기 수강할때는 시행착오를 참 많이 겪었습니다.
지식과 삶이 함께가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저 스스로가 좌절을 많이 맛봐야 했습니다.
이론으로는 다 맞는데 삶으로 실천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반응이 나오는 저를 보면서 절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지금 저를 돌아보니 배운 지식과 삶이 따라주는데 시간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목사님이 늘 말씀하시듯 나선형 계단처럼 어느부분은 분명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달라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모든 부모학교 동기 여러분과 부모님들에게 격려해드리고 싶어요.
부모학교 강의를 듣고 말씀으로 살아내시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유능한 부모'가 되어있으실 거예요.
저는 참 안되는 부모, 혈기조절 장애가 있는 난폭한 엄마였는데 지금 너무나 여유롭게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저 스스로가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못하지만요.^^
되었다함이 없는 인생이고 부모로서도 되었다함이 없지만 1기 수강할때만해도 없었던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속에 여유로움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저의 변화이고 감사제목입니다.
모든 일에 그렇지만 부모가 되는 것도 한단계, 한단계......한걸음 한걸음씩 가는 것 같습니다.
한번에 척~하고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나같은 사람도 변할 수 있을까?'가 저의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나같은 사람도 변할 수 있구나'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뭔가 한눈에 보기에 너무 달라진 모습은 아닐지라도 저 스스로가 이제는 제 아이들이 부담스런 존재가 아니라 사랑스런 존재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큰 아들은 이제 지랄총량을 채우기 시작하는 사춘기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일에도 언성을 높이고 짜증을 내고 동생에게 소리를 마구 지르기도 합니다.
옆에서 참 봐주기 힘들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들 교회에서 말씀묵상후 적용하는 부분에서 믿음으로는 되지 않지만, 내 고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도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는 무모해보이는 베드로의 순종의 적용이 우리 부모로서의 삶 가운데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지식적으로, 가치관이 변화되고 나서 삶에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려주신 정답을 가지고 의심의 마음이 있더라도 '해보라고 하니까 한번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적용하다보면 그 적용이 쌓여 내 가치관까지 변화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적용들의 결과가 쌓이고 쌓여 내 자존감을 살려주고 그러므로 거기에서 새로운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부모학교의 과제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큰 아들은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질러도 자기의 진심은 늘 저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어린 아기처럼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쭈욱 나열하며 제게 털어놓습니다.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대로......ㅎㅎ
감추고 말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떨때는 '저 아이가 11살인가? 5살인가?'싶을 정도로 옆에서 옹알댑니다.
제가 듣던지 안듣던지요.......ㅠㅠ
그래도 될 수 있는대로 눈을 마주치며 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엄마 되는 것 참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귀찮기만 했는데 옹알옹알 쉬지않고 자기 이야기를하는 아들이 요즘은 귀여워보입니다.
저렇게 떠들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용케 잘 참았다는 기특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내 마음에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갈 길이 여전히 멀지만 저도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