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 전부터 서진(7살 아들)이에게 어떻게 보낼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알림장에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적기 시작합니다. (배드민턴, 야구, 텐트, 산에 가고 싶다. 등등) 일정상 평원수련회가(5/4~5) 있어서 하고 싶은 것을 프로그램 진행상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해 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야구나 배드민턴 같은 것은 집 앞 공원에서 아들과 가끔 하긴 했지만 그때는 제가 하자고 해서 한 것이었고 이번에는 아들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하였습니다.

체육대회 때 날아라신발 게임을 하였는데 비록 1등은 못했지만 나름 선전하였기에 어깨가 으쓱합니다. 과자 선물세트를 받아들고 너무나 좋아하면서 이어지는 어른들 게임에서 단체 줄넘기는 제가 자원해 줄을 돌렸는데 서진,서현이가 아빠 뒤에서 응원해주면서 신나 했답니다. 다른 게임 중간에 서진이와 야구를 하였는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좋아하니 저 또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바비큐파티를 하였는데 집에서는 밥을 잘 안 먹어서 늘 걱정이었는데 바깥활동을 좀 했다고 알아서 먹어주니 이 또한 기쁨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수련회장에서 곧장 경북봉화의 할머니 댁으로 출~발~~

다음날 할머니 댁에서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척척 일어나 아침 일찍부터 마당에 나가 놉니다. 집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지 않아 유치원 보낼 때 전쟁을 치르는데 말이죠. 저는 10시가 넘도록 일어나지 못했네요. 완전 피곤해서...ㅋㅋ
할머니 댁에 내려가기 전부터 산에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꼭 가자고 했던 터라 오늘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청량산 도립공원에 할머니와 함께 갔습니다.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조금 오르다가 할머니와 아내, 딸들은 남겨놓고 아들과 단둘이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예전엔 퇴계이황선생을 비롯한 많은 선조들이 다니던 산길 그대로였는데 지금은 정비가 잘 되어있어 절벽 길에는 난간이 설치되었고 가파른 곳에는 나무 계단으로 되어있어 한결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지만 오랜만에 오르는 것이어서 숨이 차고 힘이 들었는데. 그런데도 아들은 힘들어 하지 않고 아빠와의 산행을 즐거워했습니다.

힘들게 2시간가량 가파른 산길을 올라 해발800m에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국내최장 90m 길이의 하늘다리에 올랐습니다. 다리를 건너다가 중간쯤에 다다라 아들 녀석이 다리를 덜덜 떠는데 “무서워서 그렇지” 하고 물었더니 “아니야, 추워서 그래” 합니다.
그래도 남자라고 지긴 싫은가 봅니다. 저는 솔직히 무서웠거든요. 후덜덜~~~
내려오는 길에는 체력이 바닥나 다리가 후들거려 많이 힘들었네요.
많이 가고 싶어 해서인지 아니면 정상까지 목표를 이루어서인지 너무나 좋아하는 아들을 보니 비록 힘은 들었지만 다시 못 올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고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더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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