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때부터 요식업으로 맞벌이하셨던 부모님의 빈 자리와 동생과의 비교, 경제적 고난, 학교에서의 왕따 등으로 무기력하고 부정적이고 우울했었습니다. 모태신앙이었음에도 하나님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못해서 게임과 만화로 회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열정이 없고 눈치보며 외식적으로 기도하는 스스로가 싫어서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꽤 열심히 하나님을 찾고 방언과 기적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게 침묵하셨는데 그것이 거절감으로 느껴져 기도를 하면서도 '안들어주실것 같은데'라는 냉소적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올해 청년부 수련회 기도 중 인도자분이 '나 좋자고 하는 기도도 아닌데, 하나님 이 기도를 들어주시면 내가 열심히 믿겠다'라는 류의 기도를 하고나서, 역시나 원하는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말씀을 듣고 갑자기 '나도 그렇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각대로, 방식대로, 시나리오 대로의 하나님이 아니라서 감사했습니다. 만약 기도를 그대로 들으셨다면 내 경험과 생각대로의 하나님이 맞다는 편견을 가지고 살았을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만났다거나 은혜받았다는것은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거나 눈물이 나거나 사람이 180도 변하는것 같은 극적인 표적이 있어야하는거라고 생각했었고 저는 그러지 않았으니 예수님을 만났어? 은혜받았어?라는 질문에 항상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하나님은 항상 말씀과 공동체를 통해 깨닫게 하심을 주셨어서 이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고3때 우리들 교회에 와서 20살에 스텝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저는 붙어만 있었더니 수지맞은 인생 중 하나인 사람입니다. 우울증으로 피해의식과 자기연민, 인정중독으로 관심과 사랑만 받길 원했던 인생이었는데 하나님의 인내하시는 사랑과 공동체의 오래참음과 사랑으로 이 자리까지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몇년 전 고등부에 가장 존경했던 간사언니가 있었는데 간사님의 호의를 받으면, 저는 '다음엔 제가 해드릴게요'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면 그 간사님은 '나한테 하지말고 너 다음애들 그리고 청소년 애들에게해줘'라고 했었습니다. 이제는 그래야 하는 자리에 세우셨는데 전 여전히 감정적이고 이기적이며 옳고 그름이 심하고 사랑과 관심, 말씀도 없습니다. 제게 붙여주셔서 보게하셨던 간사들과 언니 오빠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제가 받은 공동체의 사랑이 부끄러울만큼 보답할 자신도 사랑도 없습니다. 내 힘과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간사라는 직분을 감당할 수 있게 기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감당해주며 문둥병자인 저를 들것에 날라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가족들과, 제가 답정너 나눔을 해도 공감해주고 기다려준 공동체, 선하신 길로 인도하시고 우연이 없으신 하나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