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3 김은서 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19살 때까지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초신자였던 아빠가 교회에서 깊은 상처를 받아 교회를 가지 않으시는 사건이 생기자, 저희 가족은 올해 7월에 다함께 우리들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아빠의 신앙 회복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제 안에는 이전 교회에 대한 지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오랫동안 다닌 곳이었기에 저 뿐만 아니라 제 가족에 대해서도 알고 계신 분이 많아, 저를 김은서 자체로 보지 않고 엄마의 딸, 언니의 동생으로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권사님인 엄마와 언니 이름에 먹칠을 할까 두려워 모범 신앙인으로 살았던 게 어느새 19년이 되었고, 저는 그 누구보다 믿음 좋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살지 않고 모범적인 모습에 갇히니, 스스로도 ‘나는 엇나가면 안돼. 모범이 되어야 해.’하며 가스라이팅하였습니다. 그래서 내심 교회를 옮긴다고 했을 때 좋았습니다. 더이상 같은 학년 친구들 사이에서 주도할 필요도 없었고, 새신자를 챙겨야 한다는 내적 압박을 받을 필요도 없었으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대를 안고 드린 우리들교회에서의 첫 예배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앞자리에 앉은 친구들이 예배 시간 내내 핸드폰을 보았고, 간증이 너무 날 것이라 놀랐습니다. 이후 반에 배정되고, 새신자를 챙겨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나오는 친구들이 없어서 선생님과 단 둘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핸드폰을 보는 게 말이 되나? 어떻게 자신의 치부를 다 드러낼 수 있지?’와 같은 생각을 하며 이 넓은 공간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교회를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예전 교회로는 갈 수 없었기에, 어떻게든 빨리 적응하려고 여름 큐페에 가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remember me’라는 주제로 사사기 속 삼손의 이야기를 하며, 삼손이 무너뜨린 두 기둥처럼 우리도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 먼저 작은 것부터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넘어뜨릴 두 기둥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와중, 하나가 바리새인과 같은 시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평생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지만, 겉으로만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지 속은 매일 남들을 정죄하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상태도 모른 채 우리들 교회에서도 여전히 나만의 신앙적 기준에 맞추어 남들을 판단하고 있던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니, 다른 사람들을 정죄했던 제가 그들보다 더욱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고백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공동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우리들 교회에 온 이유는 아빠 때문만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 저를 건강하게 회복시키실 하나님의 전적인 계획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전히 저는 모범 신앙인 강박증이 있습니다. 스스로도 그런 잣대를 가지고 들여다 봐 하나님께 죄인된 모습을 가지고 솔직하게 나아가는 게 어렵고,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저만의 기준으로 판단해 정죄합니다. 제가 앞으로 모범 신앙인 강박증을 벗어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면접과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우리들 교회에 붙어갈 수 있는 1,2지망 학교에 붙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