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병든자가 있으니...
병든 자 는 사고로 즉사하는 사람과는 달리 천천히 단계별로 죽어갑니다.
필리핀에서 11년, 한국에서 3년.
14년간 저의 병은 점점 깊어지고 악화되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필리핀에서의 11년.
(턱이 정상적으로 맞지 않아) 필리핀 아이들보다는 비교적 주걱턱인 것과 하필이면
학창시절때에 필리핀 주걱턱 코미디언이 주목을 끌던 때라서 가장 민감한 나이에
내 외모로 인해 모욕과 수치, 왕따와 창피를 당하며 예수님께 제 턱을 고쳐달라고
울부짖고 원망하였지만 지금까지도 응답이 없으시니 전 고통속에 서서히
죽어 갔습니다. 외모지상주의에 분노하고 욕하고 삿대질하고 내 겉모습을 혐오하고
조금이라도 외모에 관한 것이 건드려지면 아파서 소리질러 울고 창자가 끊어질듯이
울고 또 울고......
제발 저를 고쳐주세요...주님은 고쳐주실수 있잖아요..제발...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가로되 주여 보시옵소서 사랑하는 자가 병들었나이다
하니...
나는 사랑받아야 한다 라는 병으로 인해서도 아주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어
갔습니다. 선교사이신 부모님은 그 누구보다 저희 남매를 사랑하셨지만 극심한
영적싸움과 사역과 개인적인 힘든일들이 매일 겹치고 쌓여가서 저희가 느낄 수
있도록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셔서 철저히 사랑에 굶주린채로 필리핀에서의 11년은
흘러갔습니다.
한국에서의 3년.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예수전도단 DTS 에서 6개월동안 하나님과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6개월이란
기간은 저에게 짧기만 하였습니다.
제가 선택하지 않은 한동대학교를 가게 되었죠. 그 어떤 대학보다 사랑 을 외치는
대학. 어쩌면 한동대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는, 핍박과 어려움을 이기고 만들어진
크리스쳔 연극동아리 Amazing Story 에 들어가서 사랑을 받기를 기대했건만
힘들어서, 병들어서 죽어가는 나에게 온것은 말 뿐인, 행동이 없는 사랑 뿐.
한 연극을 함께 올린 후, 모두가 모인 공개기도시간에 제 순서가 오자 전
울부짖었습니다. 이렇게 아프면서까지 제가 여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뭔가요??
깊고 깊은 우울의 나락에서, 서서히 나를 녹여버릴듯한, 진득하면서도 끈끈한
우울함과 좌절은 점차 저를 질식 시켰죠.
제가 정말 좋아하던 이성친구들에게서 항상 배신과 깊은 상처만을 받으며
제 심장은 타고 또 계속 타들어 갔습니다.
학교를 밤에 유령처럼 배회하면서 울고 집 한채 없는 한국에서 천덕꾸러기처럼
떠돌아 다니며 전 지쳤습니다.
난 사랑받아야 한다 가 허상이고 헛된 꿈이라는 것 은 이제서야 깨닫게되었습니다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단 한 사람도 알지 못하고 무작정 가게 된 우리들교회 수련회에 가서 또 한 번
죽었습니다.
마지막 저녁집회때 서로 안아주며 기도하고 많은분들에 아름다운 친밀한 교제가
느껴지는 기도회에서 혼자 앉아서
왜 또 이런 상황에 저를 두시는거에요...주님 미워요...
라고 바보같이 울었습니다.
나의 죽음을 예고 하듯이 저번 학기에는 모든것이 꼬여 전 주위에 한 명의 친구도
없이 철저히 혼자가 되어 학기에 90%를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살아있던 친구였던 한 권 한 권의 소중한 책들도, 내 가슴을 떨리게, 전율케 한
그림들과 사진들도, 그렇게 미쳐서 하던 연극도, 내가 인간인가 라고 자문하게
할정도로 엄청난 열정으로 심취했던 음악도, 날 기뻐 춤추게 한 영화들도
이젠 그 아무것도, 아무것도 내 심장을 뛰게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불러봅니다
예수님...어디계세요......
심장박동이 점점 세어보기 힘들 만큼 느려집니다
마지막 숨을 내쉽니다
나는 죽기 직전에 나사로 입니다
나는
나사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