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어린이 학교 체육팀
기간 : 2006년 2월 15~18일
김 태 훈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들교회 청년부 비전트립팀의 주된 사역은 어린이 학교 사역이었다. 우리가 섬길 어린이 학교는 아프간 북부 알리어벗에 있었다. 원래 알리어벗은 대부분이 진흙과 모래로 덮인 황량하고 메마른 땅이었다. 그러나 그 땅은 1~2년 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게 되면서 초록빛 잔디가 돋아나 생명력 있는 땅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탈레반 정권이 끝나고 종족 간의 내전도 어느 정도 잠잠하게 되자, 이란으로 피난 갔었던 아프간의 하자라 종족들이 알리어벗 지역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그곳에 국제 NGO가 최근 알리어벗 학교를 지었고, 아프간의 선교사님들은 우리들교회 청년부 비전트립팀과 함께 처음으로 어린이 학교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우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한국에서부터 아프간 어린이 학교 사역 준비를 하였다. 어린이 학교 사역을 위해 4개의 팀이 구성되었다. 미술팀, 음악팀, 의료팀 그리고 체육팀이었다. 장진엽, 신의한, 황혜진, 김지선과 함께 나는 체육팀에 속하였다. 말이 통하지 않는 아프간의 어린이들과 어떻게 하면 나흘의 시간을 보람 있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지 체육팀 선생님들은 의논을 하였다. 체육팀에서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아프간 어린이 학교 사역 첫날이 되었다. 기대 반 그리고 걱정 반의 마음으로 우리는 알리어벗 학교로 출발했다. 약 30분간 차를 타고 알리어벗 학교에 도착할 즘에 마을 사람들과 어린이들이 학교 주위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한국에서 온 낯선 손님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선교사님의 인도로 학교 교실에서 짧은 사역 전 예배를 드렸다.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가 이 학교에, 이곳에 모인 어린이들과 지역주민들 가운데 임하기를 선포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주님께서 주시는 지혜로운 마음으로 어린이 사역을 힘있게 감당할 수 있기를 주님께 기도한 후에 각 팀 별로 나눠져서 사역을 시작하였다.
학교 문이 열렸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백 여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체육반 선생님들은 체육반 교실에서 한 번 더 기도를 하면서, 우리는 아무 능력이 없다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를, 모든 시간과 순서를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했다. 체육반이라 그런지 우리 교실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또래의 남자 아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순식간에 교실은 40명 가까운 개구쟁이 남학생들로 가득 찼다. 좁은 교실 안에 아이들이 들어오자 교실은 발냄새로 진동했다. 이곳 대부분의 집은 수도관이 없고, 공동 우물을 통해 물을 길어 생활하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은 씻지 못하고 생활하기 때문이었다.
첫 시간은 성령체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성경의 말씀을 가지고 체조를 하는 것인데, 민 선교사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셨다. 아프간 어린이들뿐 아니라, 체육팀 선생님들도 열심히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간단한 체조를 하는 것으로도 웃으며 신나했다. 또한 냄새 나고 못 씻어서 지저분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을 손잡고 껴안고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교사님을 보며 우리 체육선생님들은 큰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되었다. 성령 체조가 끝나고 민 선교사님께서는 의료사역을 위해 나가셨고, 체육 선생님들만 남게 되었다. 우리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물으면서 그들에게 이름표를 만들어 주고, 우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우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좋아했다. 첫 순서로 우리는 카드 뒤집기 게임을 하였다. 선생님들의 시범 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게임 방법을 알려주었다. 처음 보는 이 단순한 게임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해보고 싶다고 손들었다. 우리는 팀을 짜주어 게임을 시작했고,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하여 게임을 하였다. 이겨도 져도 결과에 상관없이 즐거워하는 아이들.
다음 순서는 닭싸움 시간이었다. 게임 시작 전에는 한국말로 ‘차렷’ 과 인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키가 비슷한 아이들을 뽑아 닭싸움을 하였는데, 말 그대로 열광의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가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고, 선생님들은 모든 아이가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닭싸움 후에는 발을 맞대고 손을 잡은 체로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하였다. 닭싸움 했을 때와 같이 교실 안은 엄청난 열기로 가득 찼었다.
우리 체육팀 사역의 대부분은 위와 같은 순서로 구성되었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아이들과 우리가 기쁘고 신나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알려주셨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체육팀 선생님들은 지혜를 짜내어 아이들을 섬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우리는 아프간의 아이들과 함께 성령 체조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게임으로 그들과 함께 놀았다. 카드 뒤집기, 닭싸움, 손 잡고 밀고 당기기, 팔씨름, 돼지 넘어뜨리기 게임, 가위바위보, 꼬리잡기 게임, 축구, 과자 따먹기 게임을 하며 아이들과 놀았다. 이렇게 단순한 놀이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의 아이들은 그렇게 즐거워하고 기뻐할 수가 없었다. 아마 한국의 어린이 수련회에서 이런 놀이를 준비했었다면, 아이들한테 분명 왕따를 당했으리라…^^ 이 곳 아프간의 어린이들은 이와 같이 단순 놀이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자랐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도 이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생명의 말씀이 전해진다면, 아프간의 어린이들과 청년들이 예수님의 제자로 얼마나 귀하게 쓰임 받게 될까 생각하며 가슴이 벅차 오기도 했다.
이번 어린이 학교 사역을 하면서 깨달은 또 한가지는 팀사역의 중요성이었다. 같은 체육팀으로 섬겼던 진엽이, 의한이, 혜진이 그리고 지선이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워 보였던지. 체육팀 선생님들은 온 종일을 아이들과 함께 뛰놀고, 더 힘든 건 게임을 너도나도 하려고 이리저리 뛰는 아이들을 통제하느라 사역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때쯤이면 파김치가 되어 잠에 빠지곤 하였다. 난 피곤하고 지쳐있을 때 함께 있는 체육팀 선생님들을 보았다. 이들을 보며 힘을 얻고 기쁨을 느꼈다. 크고 우람한 체격으로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여주며 애들을 꼭 안아주었던 진엽이, 통제불능의 아이들에게 호루라기를 불며 터프하게 때론 인자한 웃음으로 질서를 잡아준 의한이, 체육팀의 모든 사역을 꼼꼼히 준비하며 필요한 사항들을 메모하며 체크해준 혜진이,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안아주었던 사랑많은 지선이. 우리에게 넘치도록 은혜를 부어주셨던 그리고 부어주실 사랑하는 예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