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원서접수가 한달 정도 남은 지금 저는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습니다.
방학 때부터 써온 자소서인데 선생님과 엄마 아빠의 첨삭을 받다보니
벌써 몇 번째 지우고 다시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선생님이 지도해 주신 대로 원고를 고치고 아빠한테 보여드렸는데
아빠가 또 전체적으로 첨삭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냥 워드 파일이 켜진 노트북을 아빠한테 건내주었고 아빠는 새벽까지 자소서를 수정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자소서를 마무리 짓고 최종적으로 인쇄를 하려고 보니까
아빠가 고쳐준 부분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서술어 호응도 안 맞고 담임선생님이 넣으라고 했던 단어랑 표현도 전부 빠져있었습니다.
또 다시 자소서를 고쳐 써야한다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났고 울고싶었습니다.
이렇게 혈기를 내는 내 모습을 보니까
자소서도 내힘으로, 수시면접도 내힘으로, 대학 입시를 그냥 내힘으로 하려고
그렇게 열심을 내고 있었던 나를 보게되었습니다.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서 수시 지원 자체를 못할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하나님을 앞서서 내 힘으로 해보겠다고 달려나가다가
뒤쳐지고 넘어져서 두려워하는 제 악한 모습을 봤습니다.
그리고 아빠도 호텔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자소서와 면접을 거쳐왔을텐데
그런 아빠의 수정본을 감사하게 여기지 못한 교만한 모습도 드러났습니다.
저는 겨자씨만한 믿음이 없어서 입시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원고를 마저 쓰기도 겁이 나고 또 제 마음대로 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소서가 아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소서를 쓰고싶습니다.
남은 수시 준비 기간동안 계속 내 힘을 빼고 죽어지는 시간이 될 것 같은데
지금부터 질서에 순종하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이끌려가는 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적용- 남은 원고는 제 힘을 빼고, 아빠가 써준 원고를 하나님이 써주신 거라고 여기며 조금만 수정하고 인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