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279;요즘 우리 집안은 우울모드입니다.
원래 우울질이 있으신 엄마와
몇 주 전 직장을 그만 두신 아빠까지 우울해하시면서
꼬박 이틀 전 큐티나눔에 올렸던 글이 무색해질만큼 저에게도 어두움이 찾아옵니다.
오늘, 시험이 끝난 지라 학교에 현장체험학습을 내고 집에 있었기에
엄마와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엄마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가 어떻고, 요즘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고 저떻고...
아, 그런데 엄마의 표정이 너무나도 우울해보입니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지난 3년간, 제가 엄마께 보여드린 모습은 한결같은 우울함이었습니다.
학교가는 날이면 뚱하니 앉아있으면서
엄마에게 '나 우울해요'라고 시위를 하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애써 밝으려고 노력하셨던 엄마를 생각해보니 많이 죄송합니다.
그런 제 모습이 엄마의 우울함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집에 오는 길에 카페에서 아빠와 만났습니다.
오늘 회사 면접을 보고 오셨는데
아빠와 안 맞는 일인가 봅니다.
표정이 어둡습니다.
꼬박 일주일 전, 아빠와 저녁을 먹는데 아빠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많이 우울하다고...
이번 주 수요일, 수요예배에서
아빠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너무나도 슬프고, 너무나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신 아빠의 심정을 완전히 알지는 모르지만
지난 주일, 목장선생님께서
'남자가 직장을 잃는 것은 여자가 폐경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빠의 상심이 얼마나 클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
농담을 해도 별 반응이 없으신 엄마,
이제는 주름이 이마에 잔뜩 잡히신 아빠를 보면서
또 가슴이 아립니다.
집에 왔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픕니다.
어마어마한 우울감이 또 저를 덮쳐옵니다.
아, 올 것이 왔습니다.
아침에 한 큐티를 펼쳐봅니다.
큐티책을 가득 채운 저의 꼬불꼬불한 글씨들을 봅니다.
이방인을 구원하셨지만 이방인처럼 살지 말라고 하십니다.
나의 썩어져가는 구습은 나의 욕심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환경이 옥죄어도 내가 지으심을 받아야 새 사람이 된다고 하십니다.
마귀에게 틈을 내주지 말라고 하십니다.
저를 염세와 낮은 자존감에서 구원해주셨는데
저는 자꾸만 환경을 보면서 다시 돌아가려고 합니다.
나의 썩어져가는 구습, 아직도 변하지 않는 사고방식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위로받고 나의 잘못들을 '나는 어쩔 수 없어'라며 합리화하는
나의 욕심이라고 하십니다.
아무리 부모님이 우울하셔도, 집에 돈이 없어도, 혼자 있어도
내가 변해야한다고 하십니다.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나의 사고를 마비시키는 사단에게
절대로 틈을 내주지 말라고 하십니다.
할렐루야!
또 무너져서, 쓰러져서 내 생각 안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저에게
또 다시 일어서라고 하시니 감사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라는 담임 목사님 설교처럼,
쩌는 자존감을 가지라는 전도사님 말씀처럼,
하나님은 저를 너무나도 기뻐하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쓰러지고 넘어져도 저를 기뻐하신다고 합니다.
저의 우울함과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마음 때문에 우리 가족에 위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고, 공부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가족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면서 십자가를 지는 적용을 통해
우리 가족에 찾아온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습니다.
적용
1. 기숙사에 가서도 매일 엄마, 아빠에게 전화를 하겠습니다.
2. 매일 청소년부 큐티나눔에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