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정말 좋았어요^^
은혜도 많이 받고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그래도 이번 수련회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동생 신복이가 같이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수련회에 가기 전부터 올리려고 생각했었던 글이 있었는데, 끝내 저의 게으름 때문에 올리지 못하고 뒤늦게나마 이렇게 잠깐 쓰게 되는군요.
그럼 잠깐 집안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동생은 나이차가 2살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서로 티격태격 싸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어느 한 쪽이 철이 없어도 철이 든 쪽이 이해해 주고 져 주고 해야 싸움이 잘 나지 않는데, 저와 동생은 나이차가 별로 없는데다가 자존심만 센 철부지들이었기 때문에 져 주는 기쁨(?)을 모르고 한 마디라도 내가 더 해야 이기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릴때는 얕게 조금씩 싸우던 것이 커서는 점점 거친 독설(특히 제가..)과 함께 발길질이 혼합된 싸움으로 바뀌게 된 거죠.
저는 집에서 동생에게 진지한 모습을 보여 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모습이 보일라치면, 지가 벌써 큰 줄 알아? 하면서 동생이 먼저 시비를 걸었기 때문에, 저도 그냥 욕먹고 있기는 싫어서 아예 그런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되기 전까지는 별로 불편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우리들교회에 나오기 전에 다니던 곳에서는(물론 거기서도 가족이 함께 다녔지만) 중고등부에서 수련회를 간다고 해도 제가 갈 때는 동생이 수련회를 안 가고 동생이 갈 때는 제가 안 가고 하는 식으로 엇갈려서 서로를 피해 갔기 때문에 서로가 기도하고 은혜받고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동생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 어이없고 웃긴 일이지만요.
그런데 엄마가 이번 중고등부 여름 수련회에는 신복이랑 같이 참석하라고 말씀하셔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든 생각이 뭔지 아세요?
수련회에 같이 가면 내가 찬양하는 모습이랑, 울면서 기도하고 다른 사람들이랑 심각한 얼굴로 나눔하는 그런 모습을 다 신복이가 지나가면서 볼 텐데..민망해서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습니다.
누나로서 동생에게 믿음에 대한 좋은 본은 보여주지 못할 망정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걸 싫어했다는 게 더 믿기지 않을 정도였죠. 하지만 그러는 한편, 그래도 이건 하나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른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통해 이번 수련회에서 신복이가 은혜받을 수 있다면 그 정도 쪽팔림(?)은 감수해도 괜찮을 거라는 용기 아닌 용기도.
결정적으로 이번 수련회는 신복이에게 큰 은혜를 주는 수련회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신복이의 존재에 대해 알았고 앞으로도 그 연결고리를 통해 교회에 신복이가 흡수되어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다시 후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는 정말 지금까지 그랬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물론 눈물의 양이 받은 은혜의 양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것, 즉, 찬양하는 가사 하나에서 감동하고 찔려서 울거나 아니면 그동안 스치고 지나갔던
나의 죄, 내가 좌절했던 기간에 하나님이 그동안 어떻게 도와주셨는지에 대한 것 등등이 생각나 너무나 후회스럽고 감사해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던 수련회였습니다.
공동체 훈련, 애찬식, MBTI, 나눔 등등도 귀한 시간들이 됐구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많이 얼굴을 대하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생활에서 변화된 게 있다면,
동생에게 화를 잘 내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도사님의 적용 말씀에도 있었듯이, 성숙한 사람은 아, 나라도 그랬을 거야. 라고 이해하며 참는다고 했죠. 그래서 저도 조금이나마 성숙한 사람이 돼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비록 그런 모습을 보고 신복이가 뭐라고 시비를 걸더라도-_-;...
은혜가 풍성했던 2005 중고등부 여름수련회,
다음 기회에도 여전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