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박주희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그렇다 할 믿음은 없었습니다. 친구 관계, 가족관계 모두 평범했고 딱히 큰 고난도 없었습니다. 힘든 일이 없으니 다 제가 잘 커서 좋은 환경에 놓인 거라며 자만했고, 그래서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도 대충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으며 간절함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중학교 초반까지만 해도 별 걱정없이 살았는데, 고학년이 되고부터 공부 고난이 시작됐습니다. 아직 확실한 진로가 결정되지 않아 미래가 두려웠고, 성적 압박감이 심해져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학교 숙제와 시험보다 더 힘들고 지겨웠던 건 제 모습이었습니다.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게을러서 시작도 잘 안과, 모순적이게도 한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끝내려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제게는 시작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하교하고 집에 와서는 책상 앞에 바로 앉은 적이 없고, 보통 짐도 안 치우고 침대에 누워 밤이 될 때까지 핸드폰만 붙잡고 살았습니다. 할 일을 늦게 시작하니 밀리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빨리 끝내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니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이런 문제를 제 힘으로 해결하려 해도 평소 습관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연약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제가 실망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제자 훈련을 통해 말씀을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QT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면서, 처음엔 본문 읽기만 했지만, 지금은 묵상도 하는 좋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를 지나가면서 내 고난은 내 죄보다 약합니다라는 표어를 보고 내가 이런 고난을 겪는 이유가 뭘까 묵상해 보니 제 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학교에서 여러 조별 과제를 하다가 대부분 조원 친구와 마찰이 생겨서 제 태도를 되돌아보니, 무조건 내 말이 맞다고 몰아붙이고 무의식중에 친구를 낮잡아 본 교만한 죄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조원과 조금만 연락이 안 돼도 재촉하고, 완벽한 발표 준비를 강요했습니다. 친구들이 게을러서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거라고 멋대로 생각하니 제 의는 더 강해졌고 친구들을 정죄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당시 발표도 잘하고 질의응답에도 제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잘 답하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가서 함부로 친구들을 판단하고 정죄한 것이 깨달아져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교만한 죄를 한 번 인식하니까 평소에 제가 말실수를 했을 때 금방 그 말에 묻어있는 제 악함이 보이게 되고, 말을 할 때 좀 더 신중하게 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나태한 모습은 고치려고 기도도 자주 하고 적용 다짐도 많이 했는데 좀처럼 고쳐지지 않자 왜 안 바뀌는 걸까, 하고 제 무의식 중의 의도를 생각해 보니까 부지런해짐을 통해서 제 자신이 또 높아지려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느 상황에서도 낮아져서 친구의 죄보다 제 죄를 먼저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평소에 좋은 성적을 받아도 자만하지 않기,친구들과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기와 같은 적용을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하니, 하나님께서 제 약한 모습들을 개선해 주시는 은혜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세상 속 남들과 똑같이 경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어 걸으라던 저번 주의 주일 설교 말씀처럼, 저도 제 교만과 나태를 인정하고 공동체에 고백하며 적용을 통해 끊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직도 게으르고 남들을 비교하는 건 똑같지만, 제 죄를 볼 수 있게 된 지금 회개하는 적용을 하며 더 적극적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 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매주 주일마다 말씀으로 영적 공허함을 채워주시는 목사님, 전도사님들과 편하게 말을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목장 선생님, 그리고 오늘 간증의 자리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