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회자 가정에서 4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남편과 2년 반 동안 연애하고 신결혼했고 하나님께서 딸 둘을 맡겨주셨습니다. 제가 어려서 부모님은 사역하느라 바쁘셨고 공부에 대한 잔소리도 없으셨지만, 그만큼 관심과 지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부모가 되니 자녀의 교육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저의 계획대로 자녀를 양육하려고 했고 모태신앙으로 말씀을 계속 듣고 자라니 스스로 지혜 있는 자라 착각하며 나는 옳다는 생각으로 가족을 대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큰딸은 학기 초 진학 상담 후 조울이 심해지고 무기력으로 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해서 조퇴를 자주 했고,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며 공부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메이크업 전공을 하려고 준비를 하며 외모에 꽂혀서 외모에 대해 불평하며 '보톡스를 맞고 싶다, 양악을 해달라'며 졸라대니 지옥이 있다면 이렇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율법적이고 권위적이던 제가 우리들교회에 오면서 구원을 위해 딸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지 분별이 안 되고, 성품으로 참아내기엔 한계가 왔습니다.
저는 목회자 자녀로 자라면서 어려서부터 사람에 대한 불신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공감을 너무 못합니다. 딸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왜 그랬는지 묻기보다 내 생각으로 단정하고 훈육만 하는 미련한 엄마입니다. 예수 믿고 세상에서 성공하고 짠하고 되어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 표적을 구하는 저 때문에 큰딸이 수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련하고 지혜 없는 저를 하나님은 아내로, 엄마로 부르셨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수련회를 통해 큰딸의 우울, 무기력을 치료해주시고 딸이 달리다굼의 은혜를 받아 치료되고 회복되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수련회가 취소되었고 큰딸이 약을 먹는 사건으로 병원에 한 달간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서 연민의 눈물을 흘리며 말씀을 보는 어느 날 이것이 기도 응답이라는 마음을 주셨고 감사함으로 마음을 돌이키게 되었습니다.
은딸은 그동안 아픈 언니에게만 신경 쓰느라 챙기지 못했는데 언니가 없는 동안 자기를 챙겨주고 먹을 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해주니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작은딸은 늘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을 잘하는 든든한 딸이라 생각하며 아이의 서운하고 아픈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습니다. 두 명의 자녀에게 각자에 맞는 사랑을 주지 못하고 치우치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20살이 되면 교회를 떠나겠다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큰딸이 너무 애통해 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부르며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퇴원을 며칠 앞두고 나이가 들수록 교회 다니는 사람과 안 다니는 사람은 차이가 많이 난다는 얘기를 하더니 퇴원 후 교회에 가고 싶다고 하고 잠이 안 오는 날 기도를 해주니 자기도 기도를 하겠다고 하며 교회를 떠나겠다고 한 것을 회개하니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기적이고, 공감 못하고, 자기애로 가득한 제가 십자가의 도를 구하니 예수님께서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어주십니다.
지난주 담임목사님께서 우리 부부의 목장보고서 나눔을 읽어주셨는데 자녀를 키우는 것은 배반당하기 위해 키우는 것이라고, 자녀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주님 만난다고 해주셔서 계속되는 사건과 고난으로 천하고 멸시받는 것 같은 인생이라 생각한 저에게 성령의 약속을 붙들고 가는 것이라 위로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표적과 세상의 지혜를 구하는 인생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는 삶을 사는 것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인생이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은유가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세워지는 인생 되길, 은유와 지유가 하나님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영적 후사로 자라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