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한예원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학교의 왕따 문제들을 지켜보며 일반 중학교에 가기 싫어서 기독교 대안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기독교학교를 다니면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서도 왕따와 같은 관계의 문제들은 있었습니다.
중2 때 가장 친했던 친구들로부터 외모와 성격의 지적을 받았고, 나를 친구들의 생각대로 변화시키길 원했습니다. 저는 왕따가 될까 두렵고, 다른 친구들까지 모두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관계를 회복하려는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위축된 학교생활을 했고, 그래서 고등학교는 일반고로 진학하여 이 문제를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오며 경험했던 기대의 좌절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고등학교까지 같은 대안학교에 계속 다니게 되었습니다.
관계의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증과 자살충동, 인정중독, 미디어중독 등이 생기게 되었지만 이런 저의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채 살았고, 내세울 것이 없으니 공부라도 잘하자는 마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못 볼까 두려운 마음에 배가 아파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또 시험 후에 찾아오는 공허감은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교회 찬양팀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새로 오신 전도사님께서 저의 봉사와 열심을 인정해주시지 않자, 화가 나고 속상해서 교회를 옮기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교회로 온 후에 저는 이전 교회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청소년부 예배는 드리고 싶지 않아서 2년동안 대예배만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어른 예배도 은혜가 되었지만, 신앙과 말씀을 나눌 공동체가 없어 점점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는 용기가 좀처럼 생기지 않았지만 부모님과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올해 초부터 고등부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3 겨울 수련회에서, 하나님께서 저의 죄를 깨끗케 하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그동안의 저의 여러가지 죄를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수련회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며 저의 죄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엄마도 가문의 수치를 말하는 것이 자신의 적용이라며 친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해 주셨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친할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할머니께서 자살로 돌아가신 것이고, 그 사건으로 온가족이 많이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을 감당해야 했던 아버지가 불쌍했고, 저 또한 오랫시간 거의 매일 자살충동에 시달렸었는데 엄마의 오픈으로 저의 그 생각들이 죄라는 것이 깨달아졌고 그래서 이 문제를 하나님께 회개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일 예레미야 애가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오랜시간 자살충동에 시달리며 슬퍼한 저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도 많이 슬퍼하셨을 것 같았습니다. (애 2:1~3)
이제 고3의 시간들이 거의 다 끝나가는 시점에 와서 되돌아보니, 입시에 대한 두려움과 무기력에 빠져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 후회가 됩니다. 그러나 목장 친구들을 통해 제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권유로 병원에서 상담도 받고 약도 처방 받으며 점점 나아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12월이면 끝날 입시의 결과가 너무 두려워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마음의 어려움들이 있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어떠하든 주님의 은혜로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라고 고백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저와 저희 가정을 위해 심방 와 주신 목사님과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항상 저를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목장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이런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저를 언제나 지켜보시며 사랑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