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스탭 오혜인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혈기 많고 무뚝뚝한 아빠 밑에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로 자랐습니다. 화내는 아빠를 보면서 무시하고 가해자로 여기며 미워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는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 딱히 하고 싶은 것 없이 지냈습니다. 현실도피로 게임과 만화, 드라마를 봤고 그 마저도 하고나면 허무해 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합격한 곳은 주일성수를 지키지 못하는 직장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들교회로 교회를 옮긴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주일성수의 중요성도 몰라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목장과 부모님의 설명과 설득으로 취업한 곳에 연락하여 취직을 취소하게 되었고, 이 사건을 통해 제가 주일성수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이후로 졸업할 때까지 취직도, 입시 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취업해서 학교를 나오지 않는 친구들, 대학에 합격하는 친구들이 늘어났지만 저는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결국 졸업식 날 취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안내장에 제 이름은 없었습니다. 제 무책임함의 결과임에도 인정이 되지 않았고, 졸업하고 나서 아무것도 안 하는 4개월의 기간 동안 각자 자기의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비참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러던 중 청년부 목장의 권유로 아르바이트를 지원하게 되었고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근데 아르바이트인줄 알고 보러 갔던 면접이 알고 보니 정직원 면접이었습니다. 그렇게 주5일 근무에 주일예배를 사수할 수 있고 제 수준에 맞는 직장을 작년 6월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첫 직장에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직장생활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결국 올해 1월에 퇴사를 하고 2월부터 정신과와 게임원화 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10월 4일 큐티 본문 제목이 누가 너를 고칠 수 있겠느냐 였는데, 이 날 큐티를 하면서 여태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내 힘으로 해결하려 하고 고치려 했기에 좌절했던 것이 깨달아졌습니다. 세상에서 인정받고, 자유롭고, 돈 잘 버는 것 같은 친구들을 보면서 어리석고 헛된 묵시를 따르며 스스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우울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있지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내 모습에 좌절감이 들 때가 수두룩합니다. 아빠가 화내던 것처럼 제가 화를 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우리들교회에 와서 예배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며 정죄하고 동생이 졸 때도 잔소리를 했었는데, 요새는 제가 예배 시간에 졸기 일쑤입니다. 학원가는 게 귀찮아서 빼먹거나 약속을 펑크 내기도 하고, 물건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게임할 때 소리 지르며 욕을 합니다. 다 예전에 제가 하지 않던, 정죄했던 행동들입니다. 제가 정죄하던 연약함이 저에게 똑같이 드러나니 내 힘으로 할 수 없음이 깨달아집니다.
아빠와의 관계도 아빠가 우리들교회 말씀을 들으면서 변하기 시작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병원가기 귀찮아하는 저를 데리고 꾸준히 병원에 다니고 계십니다. 이전에 비해 제가 까불어도 잘 받아주시고 아빠가 먼저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이쯤이면 분명 화낼 때가 됐는데? 하는 부분에서도 화를 안 내십니다. 이제는 엄마만 피해자, 아빠만 가해자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돌덩이 같고 무서운 아빠도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예레미야애가 2장 18-20절 말씀에서 밤낮으로 눈물을 강처럼 흘리고 어린 자녀들의 생명을 위하여 주를 향해 손을 들라고 하시는데, 저는 이기적이고 자기연민이 강해서 내가 겪지 못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잘 체휼하지 못합니다. 무시가 되고 정죄가 될 때도 있습니다. 내 고통은 아프고 다른 사람의 고통은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 마음을 고쳐주셔서 내 죄를 진정으로 회개하고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살 수 있도록, 지금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환경에 잘 붙어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청소년부 스탭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섬기는 중고등부 스탭과 찬양팀 감사합니다. 변하지 않는 딸 데리고 살아주시는 부모님과 이상한 누나 감당하는 동생에게도 감사합니다. 생명이 넘치는 말씀이 있는 우리들교회에 오게 해주신 하나님, 날 계획하셨고 반드시 변하게 하실 하나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