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김지연입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교회를 다녔지만 고난이 없었던 저는 말씀이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반 친구들과 크게 싸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10명이 함께 놀다보니 그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고 결국 교실에서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한 친구가 위협적인 말로 사과를 요구했고 그 요구는 이틀 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교실에서 말 한마디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심각한 소화 장애와 잦은 호흡곤란, 일시적 공황장애, 그리고 심한 불안과 우울까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회피하며 큐티도 여전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겨울수련회를 통해 제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스스로 큐티를 하면서 간절히 기도도 하게 되었지만,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 먹으라는 목장선생님과 친구들의 처방은 따르지 않았습니다. 좀만 견디면 학년이 바뀔 것이고, 그러면 친구와의 갈등도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구와의 갈등상황은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개학을 하고 나서 보니 싸운 친구와 3학년 때 또 같은 반으로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목장의 처방으로 그 친구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용기 내어 손을 내미는 적용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대답뿐이었습니다. 친구의 그런 반응과 태도에 화가 나서 여느 때처럼 마음에 맞는 애들과 그 친구를 씹으며 욕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적용한 것이 허물어질까봐 속앓이만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주일 고등부 예배에서 '병원에 가는 것도 옳소이다 하는 적용을 하는 것'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날 목장에서 나눈 후에 병원에 가서 상담 받고 약을 먹는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늘 친구관계에 자만했던 제가 이 사건과 적용을 통해서 낮아질 수 있었고 회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올해 초반부터 학교생활이 조금씩 나아졌고 건강도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니 다시 큐티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갈등이 저에겐 너무 힘들었던 사건이었기에 이보다 더 큰 고난은 이제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더 큰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위암 초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너무도 충격이었고 엄마 얘기를 할 때면 눈물부터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편하게 사는 사람이 엄마라 생각했고 엄마가 하는 말은 절대 인정하지 않고 늘 무시했는데, 엄마의 암 사건이 이런 저를 다시 회개할 수 있게 해주었고 끊어졌던 큐티도 전보다 더 간절히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도 이 사건을 통해 회피했던 부부목장에 처음으로 참석하시게 되었고 지금까지 목장에 계속 나가고 계십니다. 엄마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회복시켜주시기 위한 거라며 저를 위로하셨고, 이런 엄마의 위로를 통해 저와 가족의 구원을 위해 엄마가 암이라는 십자가를 지시고 수고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일 말씀 중, 미가서 1장 3절, '여호와께서 그의 처소에서 나오시고 강림하사 땅의 높은 곳을 밟으실 것이라'는 말씀을 통해 제가 그동안 친구관계의 탑을 쌓으려고 전전긍긍하며 많은 친구를 소유하고 자랑삼으며 그것으로 인정받으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저의 죄를 깨닫게 하시기 위해 친구관계의 사건들을 통해서 미가서 말씀대로 제 마음의 높은 곳들을 밟으셨고, 그 사건으로도 다 깨닫지 못하자 엄마가 암으로 수고하시는 사건으로 저를 인도해 오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현재 수술을 마치고 요양원에 계십니다. 엄마가 빨리 회복되실 수 있도록,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대학입시준비에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말씀이 안 들렸던 저의 구원을 위해 수고한 엄마와 친구들, 이런 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며 기도해 준 목장공동체,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래 참아주시며 저를 여기까지 인도해 오신 하나님께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