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스텝 90또래 김재영입니다.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셨지만 회사원 생활을 거쳐 성실히 자영업을 하고 계신 아버지와 역시 힘든 집안에서 자라나 교대를 졸업해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계신 어머니, 그리고 절 사랑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저였지만, 이상하게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중1부터 부모님과 그렇게 가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맞벌이하러 일찍 나가시고 저는 방과 후 바로 종합학원에 가서 밤 11시~12시에 와서 자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고 12시쯤 자는 생활이 반복되어 부모님과 있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맞벌이를 하느라 바쁘신 부모님이었지만 매년 여름엔 산과 바다로, 겨울엔 스키장으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사춘기 시절에도 집안에서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던 저는 말잘듣고 착한 아들이었지만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께 애교를 부리거나 살가운 성격은 아니었습니다. 인간관계를 배우지 못하고 책만 보면서 공부만 했기 때문이라고 요즘은 생각을 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친구들과 부모님과 속깊은 대화 한번 없이 공부만 해서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가족과 친척들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관계를 잘 하지 못하는 문제점은 대학교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좁은 교우관계로 대학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저는 중학교 때부터 공부 이외에 여가활동이었던 게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게임 이외에는 어떤 것도 관심이 없는 중독에 빠져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고 수업 듣는 시간을 제외하곤 게임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재미없고 알바를 안하니 돈이 없어서 밖에도 나가지 않겠다며 집에서 게임만 했던 제가 지금 돌이켜보면 문제가 많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현재도 열정이 없고, 꿈도 찾지 못한 광야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정말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는 것만을 추구하는 죽은 개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디서부터 변화할지 막막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9살이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해야 할 시기지만 아직까지도 할 일을 정하지 못하고 제가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행정고시도 준비했다 포기하고, 진로에 관련된 공부도 하기 싫어서 시험준비도 하지 않고, 힘들다며 힘들어 보이는 것은 모조리 피하며 오다보니 이제는 나이도 많아져 더 도전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가족을 항상 모범적인 부모님, 모범적인 자식, 화목한 가정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합니다. 이는 어찌보면 외면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우리들교회에 와서 말씀을 듣다 보니 우리 가족의 아픈 부위가 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춘기시절 공부를 하지 않던 제 동생을 보며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은 오히려 호주에서 잘 살고 돌아와 저보다 더 의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저만 건강하게 잘 자립하게 되면 부모님의 걱정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제가 부모님의 기도제목이었고 부모님이 저를 위해 아직까지도 은퇴하시지 못하고 수고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요즘 깨달아집니다.
그동안 저는 연세대학교라는 학벌과 연대생 중에서는 적당히 생겼다는 자만으로 제 적당주의나 열정없음, 교만, 게으름을 숨기고 외면만 강조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면서도 저보다 더 잘난 사람들에게는 눌려 열등감만 가득했습니다. 이런 제가 정말 그 한 사람이 되어 말씀으로 사명을 찾아 믿음의 일꾼으로 설 수 있게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