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장서연입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왕따를 당하고 적응하지 못해 고1 1학기를 끝으로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방황을 그치지 못하고 성급하게 유학을 갔다가 실패해 돌아와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일주일동안 집밖으로 나온 일이라곤 교회에 오는 게 전부였습니다. 교회를 다녀도 말씀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부터 아빠가 무서웠고 싫어졌습니다. 주말에만 오는 아빠 앞에서는 착한아이였지만 아빠가 없을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아빠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엄마와 동생들에게 풀었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성격은 교회에 온 후에 절정을 달했습니다. 서로에게 무관심하던 우리 가족은 문제를 깨닫고 천천히 하나씩 고쳐나갔습니다. 나의 짜증과 분노가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았고, 말씀 안에서 건강해 지기 위해서 기도하고 찬양하고 울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영적으로 건강해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을 보았습니다. 검정고시를 치르고 수능을 결심했을 때 학벌에 대한 우상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중고등학생때 공부를 곧잘 해서 부모님의 기대도 높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자존심도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니고 말씀을 들어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재수학원을 다니면서 과외를 받을 때에 성적도 잘 나와 더 자신했습니다. 혼자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학원을 그만두고 과외만 집중적으로 받았는데 수능을 3달 남겨두고 과외가 받기 싫어져 미루고 미루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은 왜 자꾸 미루냐며 재촉했지만 결국 수능까지 과외를 받지 않았습니다.
수능 전날 마음을 다잡겠다며 나간 산책에서 신분증을 잃어버렸습니다. 여권도 없던 저는 저녁 12시에야 신분증이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결국 산책했던 길을 새벽에 다시 걸으며 찾았습니다. 찾지 못하고 돌아오며 제발 내일 시험만 볼 수 있게 해달라며 기도했습니다. 내 힘으로 하려고 해 생긴 일임을 QT를 하며 알았습니다. 불안했던 마음이 QT를 하고 찬양을 들으며 안정됐습니다.
“시험을 볼 수 있다면 그게 하나님 은혜고 뜻이며 예비하신 길이고, 볼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게 예비하신 길이므로 원망하지 않는다. 나의 약함과 악함을 드러내게 하셔서 너무 부끄럽다. 믿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편하게 잘 것 이다.” 라고 QT한 후 편히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시험장에 갔을 때 엄마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로 시험을 볼 수 있게 되니 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1교시 전부터 감사했습니다. 수능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여 정말 편하게 시험을 보았습니다. 물론 성적이 생각대로 나오지 않아 실망도 했지만, 공부를 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었으니 상관없었습니다.
친구들은 교회에 모여 예배도 드리고 기도도 하는 데 광주에 살아 올 수 없는 저는 엄마와 울며 나눔을 했습니다. 과외를 하지 않은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공부를 하면서도 왜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학교이름이 중요했던 나의 공부가 무의미 해진 순간, 나의 뜻대로 할 수 없는 나의 쓰임을 알았습니다.
저는 수능공부를 하면서 공부보다 더 중요한 저 자신의 신앙의 씨앗을 조금씩 키워왔습니다. 달라진 것이 없던 것 같던 제게 엄마는 엄청 많이 달라졌다면서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모의고사 중에 가장 안좋은 성적으로도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영어는 책도 펴보지 않았고 수학도 공부하지 않았는데 딱 하나 국어가 너무 재미있어 국어만 공부했습니다. 국어가 제일 어렵게 나와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광주에서는 교회가 멀어 교회에 가까운 학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우리 집이었습니다. 항상 벗어나고 싶은 굴레 같았습니다. 교회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아빠는 어느새 목자로 섬기시고 물질에 사로잡혔던 엄마는 목장에 사로잡혀 목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아빠 앞에서 입도 뻥긋 못하던 저는 두려움없이 할 말을 다 할 수 있게 되었고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동생들에게 미안해서 더 참고 인내하고 잘해주려 노력합니다. 언젠가는 저처럼 폭발할 것을 알기에 잘 감당해야겠다고 미리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의 신앙을 키울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더 많은 고난이 다가와도 말씀 안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잘 견딜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