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정지선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 가는 것을 좋아하며 살다시피 했는데 찬양 팀을 하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하나님을 사랑해서 한 것이라기보다는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들어가기 힘든 찬양 팀을 들어가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인기 많은 친구들과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이 좋아서 교회를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서 학교에서 왕따를 겪는 사건을 주셔서 이 곳 강남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나를 왕따 시키는 애들을 천하의 나쁜 죄인이라고 생각하며 불쌍한 제 자신에 감정이입이 되어 저 역시 죄인이면서도 의인으로 착각했습니다. 저는 외동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데다가 공부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들을 무시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게 해주셨지만 성적은 수직하락 했습니다. 강북에서 공부를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오니 애들이 하나같이 공부를 잘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지는 없지만 악만 남아 애들이 어떻게 공부하나 보면서 성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문제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저에게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성적에 집착하게 된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의 성적이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때 전전긍긍하면서 불안했습니다. ‘이러다 내가 인정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1등급 못해서 대학도 못가면 어떡하지’등의 불안감에 불쾌감까지 잇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모 열등감까지 심합니다. 지금은 반에서도 친하고 교회도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성격도 서글서글하며, 성적도 좋은데다가, 얼굴도 예쁜 그 친구를 보면서 자존감이 더 많이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엄마가 그 친구와 저를 비교하면서 ‘네가 걔보다 잘하는 게 뭐야?’ 이런 식으로 말했을 때 억눌려있던 모든 것이 폭발하였습니다. 저도 제가 뭘 잘하는지 뭐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는데, 나를 제일 사랑해줘야 할 엄마가 제 마지막 자존감을 짓밟았다고 느꼈을 때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혐오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계속 엄마와 말을 안 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할 뿐만 아니라, 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이 증오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자기의 힘든 일과 맘에 걸리는 것까지 말해주는데도, 그 친구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까지 치는 제 모습이 한심했습니다.
자존감 낮은 것의 이면은 교만함이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비로소 알겠습니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좋은 환경까지 이끌어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성적 때문에 자살하네 마네하며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헛소리를 하며 요즘 들어 교회도 잘 안 나옵니다. 엄마의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고, 미래에 대한 막연함과 허무함에 가득 차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교회 나오는 것에 회의감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한번 잃은 신앙을 되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머리로는 교회에 나가야 하는 이유까지 나열하면서도 몸이 움직이질 않고, 이젠 그냥 모든 것이 싫습니다. 그래서 뭐라도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교회 선생님이 간증을 하라고 하셨을 때 이것이 제 신앙생활의 전환점이 되길 바라며 쓰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 가득 찬 교만과 허영심, 무기력함, 의심이 모두 사라지고, 온전히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회복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