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김소연입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우리들 교회를 다니게 됐습니다. 같은 날 우리들 교회로 옮긴 친구랑 같은 반이 되어 친해지게 되었고, 고난도 없었던 저에게 교회는 그저 친구 만나러 오는 것에 불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잘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에 목사님 설교도 받아 적고, 큐티도 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쯤이면 인정받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우리들 교회에서는 목사님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저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방황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오빠한테 다들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난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던 저에게도 고난이 왔습니다. 집이 조금씩 조금씩 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 다하는데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창피하기만 할 뿐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날 때쯤 그 동네에 계속 살았더라면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는데 아빠도 싫어하고 오빠와 저도 좁은 집은 싫어서 분당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분당으로 이사를 간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고, 집에 돈이 별로 없다는 것도 너무 싫었고 모든 상황이 싫어서 겨울방학 내내 울거나 무기력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고난이 생기니 전보다는 큐티도 열심히 하게 되고 목사님 말씀도 들리는 것 같고 수련회에서도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개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니 잘 사는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서 열등감만 커져갔고 당연시하던 것들을 못하게 되니 너무 괴로워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또 학원에 의존하며 살았었는데 엄마가 진짜 필요한 학원만 다녀야 된다고 해서 학원도 가끔 다니거나 다니지 않게 되니 방과후 남는 시간을 주체하기 못해 공부도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에 집에서 놀기만 했고, 잠들기 전에는 친구들은 학원 다닐 시간에 나는 하루하루를 낭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스트레스만 쌓여가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무기력하게 있거나 하루 종일 놀고 나서는 엄마한테 내가 다니고 싶은 학원 보내달라고 매일매일 울었기에 엄마는 급기야 저를 위해 학습지 교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학습지 교사를 하는 것조차도 못마땅했던 저는 당장 그만두라고 매일매일 울었고 한번도 일을 해본 적이 없었던 엄마도 너무 힘들어서 곧 그만두셨습니다.
주위 사촌들이나 친구들은 교회를 다니지도 않는데도 나보다 훨씬 잘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 사나 싶어 큐티도 안하고, 교회 나가는 것 조차도 귀찮게 여기게 됐는데 때마침 아빠가 교회 안 다녔으면 좋겠다는 말에 바로 엄마와 교회 선생님께 아빠 때문에 교회에 못나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는데 상황은 여전했지만 그 동안 미워했던 아빠가 더 이상 밉지 않았고 오히려 불쌍해 보였고 제가 지금 이런 것도 제 삶의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기시작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항상 교만했고 우리 집보다 못살고, 저보다 공부 못하는 애들을 무시했고 그런 애들과 친해지고 싶었던 마음이 전혀 없었고, 마음 속으로는 집도 잘살고 공부도 잘하는 애들하고만 친해지고자 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열등감은 너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질서에 순종해야 되는데 저는 제가 제일 잘난 줄 알아서 아빠야말로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신 것밖에 없는데 그 동안 아빠를 너무 무시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빠가 지금 방황하는 것도 제가 항상 어렸을 때부터 저보다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했기 때문에 열등감이 쌓이고 쌓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부모님께 나는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서 이런 고난 겪는 거라고 불평만 했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제가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성적이 떨어져도 다니던 학원을 못 다녀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제가 그나마 다닐 수 있었던 학원도 열심히 다니지 않았고, 공부방에서조차도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교회도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큐티도 조금씩 하게 되었고 이번 잎사귀 수련회에서 정말 처음으로 회개하는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솔직하게 기도하게 되니 마음이 후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 집 상황은 여전하고 개학하면 또 친구들 사이에서 열등감을 느끼겠지만 친구들과 비교하지 않고 매일매일 큐티도 하고 교회에 붙어있고 학생의 본분인 공부도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서 주님이 내 삶을 변화시켜주실 것을 믿고 순종하면 물 같이 무가치한 제 삶을 맛 좋고 향기 나는 포도주와 같은 삶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을 믿습니다.
또 제 고난의 잎사귀가 약재료가 되어 저 같은 사람들을 살리는 데 쓰임 받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