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정도현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엄마를 따라 교회 주일학교에 다녔습니다. 아빠의 사업실패로 물질의 고난이 심했던 우리 식구는 친척집이나 교회에서 도움을 주셨던 분들의 집을 떠돌다가 결국 외할머니 댁에서 살게 되었는데 제가 7살 때 일확천금을 꿈꾸던 아빠는 할머니와 말다툼 끝에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빠를 대신하여 직장을 다니셨고, 저를 돌 볼 틈이 없으셨기 때문에 저는 늘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할머니는 늘상 아빠에 대해 부정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전 만날 때마다 용돈을 많이 주시는 아빠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늘 근사한 약속만하고 제대로 지키는 적이 없었습니다. 엄마와 저는 아빠가 데려가 주기를 기다렸지만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고, 저는 할머니 집에서 사는 것이 지겹고 화도 나고 정말 아빠와 떨어져서 힘들게 사는 것이 너무 너무 싫어서 우리 가족이 함께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곤 했는데 하나님은 좀처럼 응답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때 엄마가 아빠와 저를 데리고 우리들교회에 등록하셨는데 제가 사춘기가 시작되던 때라서 그런지 아빠가 미워지기 시작했고 그런 아빠를 선택한 엄마도 원망스러웠고 날마다 잔소리하시는 할머니도 미웠습니다. 중학생이 되서는 공부는 뒷전이었고 오르지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는 바람에 밤마다 엄마와 신경전을 벌려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1년반쯤 전에 엄마는 목장의 처방대로 방을 마련해서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직장에 나가시고 아빠는 직장이 없으셔서 항상 집에 계셨지만 그래도 함께 살게 되어 이제 행복해 질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집안에서 온라인 포커게임을 하고 있는 아빠를 보는 것이 고역이었습니다. 정말 창피해서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 아빠가 저에게 공부하라고 야단칠 때면 속으로 '저나 잘 할 것이지~, 지가 변해야 내가 변하지~'하는 생각에 아빠가 더 미웠습니다. 18년간 꼬부라진 여인이 바로 아빠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세례교육을 받으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속에도 부모에 대한 원망과 환경에 대한 원망으로 불평의 꼬부라짐이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아빠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고, 하나님이 9년 만에 들어주신 것인데, 제가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해서 알아차리질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큐티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깊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해서 말씀 듣는 것이 힘듭니다. 어떤 때는 엄마가 예배드리면 용돈을 준다고 약속을 해야만 교회에 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또 목장에 모여서 고난 가운데 있는 친구들의 나눔을 듣다보니까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세례를 받으며 베드로처럼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고 고백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나를 인정을 해 주지 않거나, 특히 야단이라도 맞게 되면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비록 믿음이 없이 한 고백일지라도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세례를 베풀어 주셨으니 이제 끝까지 책임져 주실 줄 믿겠습니다. 믿음이 하나도 없는 제가 세례를 받기까지 힘 써 도와주신 선생님과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