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김윤영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친가와 외가 모두 기독교여서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교회는 다녔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 엄마는 아빠의 사업 때문에 매일 싸우셨고, 결국 우울증에 걸리셨습니다. 별 생각 없이 지내던 중 엄마의 우울증은 점점 심해지셨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방문을 잠그고 누워있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달래기 위한 이모들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일같이 씨름을 하는 것을 봐야 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싸우면 엄마는 아빠와 저 그리고 동생을 #51922;아 내기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몇 달 반복이 된 후 집이 너무 답답했던 저는, 학교에서 공부도 안 하고 전공 악기연습도 안 하면서 친구들과 놀러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아빠와 엄마가 싸우면 ‘ 왜 또 저러나!’ 하는 생각에, 말리려 하기보다, 짜증난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매일 그렇게 지내던 중 친구들과 놀이동산에 놀러갔는데, 아빠로부터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셨지?’, ‘맹장이 터졌나?’ 하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갔는데, 병원 정문 앞에서 저를 기다리던 아빠는 저를 보고 엄마는 괜찮으니까 먼저 집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보이는 것은 탁자 위에 있는 편지봉투와 베란다 창문 쪽에 있는 의자였습니다. 엄마가 써 놓은 편지를 보게 됐는데, 그것은 유서였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자살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엄마가 자살시도를 하려고 할 때 밖에 나갔던 동생이 놓고 나간 물건을 가지러 집에 왔다가 뛰어내리려는 엄마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것입니다. 그 후 엄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아빠는 엄마가 마음의 상처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괜찮다며 저희를 달래셨지만, 어린 저와 동생에게 엄마가 있는 정신병원에 병문안을 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낯설고 무서운 일이었습니다. 이상한 사람들과 같이 있는 엄마가 너무나도 불쌍했지만,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뒤로 이모가 우리들 교회를 추천해 주셨고, 저희 가족은 그때부터 우리들 교회를 다니기 시작 했습니다. 우리들 교회에 처음 왔을 때는 특이했습니다. 청소년부 목사님은 있는 대로 소리 지르며 설교하셨고, 제 나이 또래의 언니 오빠들이 무대에서 자기 죄를 오픈하는 모습을 보며, 여긴 뭔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그 뒤로도 엄마가 또 입원을 하시고, 중3이었던 저는 예고 진학을 위해 입시원서가 필요했는데, 엄마가 안 계셔서 써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을 보면 엄마가 레슨도 데려다주고, 학원도 보내주면서 연습, 공부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저는 그런 엄마가 없어서 많이 속상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사실대로 말할 수 없으니 선생님께는 엄마가 시골에 가셨다는 거짓말을 하고 원서작성을 부탁드렸습니다. 다행히도 시험 본 학교에는 합격을 하였습니다.
결과가 나온 날 퇴원한 엄마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입시기간동안 옆에 없었던 엄마가 야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나 혼자 한 일이라는 교만한 생각이 들었고, 인정중독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많이 호전되고 집안도 화목해졌지만, 오히려 이젠 학교에서 문제였습니다. 1년 내내 잘 지내던 친구들과 크게 싸우는 일이 생겼고, 생활지도부에 불려다니며 부모님이 학교에 오시는 등 학교 안에서 문제가 계속 생겨났습니다. 학교에서 일이 터질 때 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문제 삼지 않도록, 실기로 인정을 받겠다며 좋은 점수와 등수를 받기 위해 밤을 새가며 실기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과는 항상 안 좋았습니다. 그 와중에 엄마는 약을 바꾸는 과정에서 약이 맞지 않아 밤마다 환청, 환각 증세를 보였고, 다시 병원에 입원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교회에 다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나님이 진짜 계시면 이런 고난을 그만 주실 때도 된 것 같은데..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난 앞에서 저는 하나님을 부정하고 믿지 않으려했습니다. 현실의 환경에서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는 것 같았지만, 가족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는 아빠와 옆에서 도와주는 교회 친구들, 선생님들 덕분에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난이 올 때마다 하나님을 자꾸 떠나려고 하는 제가 문제임을 알고, 내가 바뀌어야겠다 싶어 제자훈련도 하게 되었습니다. 제자 훈련 중에 엄마를 무시했던 것과 인정 중독에 빠진 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큐티를 꾸준히 못하고 인정중독에서 다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저를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