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3 이정경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빠는 제가 어릴 때 목사님이 되셨고 성격도 자상하셔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의처증이 심해서 엄마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습니다. 돈도 안 벌면서 무기력하게 집에만 있던 아빠는 엄마뿐 아니라 오빠까지 괴롭혔고 그로 인해서 오빠는 정신적인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안 분위기는 늘 우울했고 그런 아빠를 증오하던 저는 자존감이 낮아져만 갔습니다.
제가 중2때 아빠는 병이 깊어지셔서 우리 집이 감시당하고 있다며 창문에 종이를 붙이고 도청장치를 찾는다며 정수기를 뜯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며 엄마에 대한 폭력도 심해지셨습니다. 결국 아빠는 병원에 강제 입원을 하게 되셨고 그 때 엄마를 좇아 우리들 교회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말씀이 들리지 않아 모든 환경이 저주스럽기만 했는데, 1년 쯤 지나자 조금씩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벨론 포로생활 같은 상처투성이인 가정이었지만 하나님의 본심은 회복이고 우리 가족의 구원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건이라는 것이 깨달아지면서 우울하기만 했던 저에게도 희망이 생긴 것입니다. 덕분에, 아빠의 병도 여전하고 정말 환경이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저는 학교에서 큐티모임을 주도하며 전교 선교부장도 하는 등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방학 때 이제 고3이 되었다고 공부에 전념하려고 했는데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극심한 불안증세로 병원에도 갔었는데 내가 주님을 신뢰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꾸 아빠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기력한 아빠와 우울한 오빠를 보면서, 좀처럼 변하지 않는 가정의 모습에 실망을 하며 하나님을 원망하기까지 했던 것입니다.
지난주일 설교 말씀에서 우리가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내가 바로 비천한 사마리아 인임을 알아야한다고 하셨는데 제가 그동안 그것을 인정하지 못해서 목사임에도 구원의 확신이 없어서 방황하는 아빠의 모습을 정죄하며 그냥 피해 가고만 싶었던 것입니다. 고난이 축복이라고, 이번 사건을 겪고 나서야 그동안 그렇게도 인정이 안 되었던 아빠의 무기력한 모습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빠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저는 대학이 우상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수시를 준비한다고 매달 영어 시험을 보느라 또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에 참석하느라 청소년부 예배에 오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청년부 예배로 대신 드리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제 마음속에는 하나님은 간 곳이 없고 세상 욕심만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저에게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보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솔직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르지 대학이 우상이라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내신은 오히려 떨어졌고 영어도 일년 동안 겨우 7점이 올랐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큐티마져 소홀하게 되니까 우울증이 찾아와서 결국 공부를 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제가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게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우울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아빠를 보면 여전히 답답하고 화가 나고 또 대학입시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허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시각으로 모든 사건을 해석하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학생의 때에 잘 순종하고자 합니다. 힘들 때마다 더욱 말씀을 꽉 붙들고 공동체에서 나누며 처방을 잘 받으며 가다보면 하나님이 틀림없이 저를 가장 선한 곳으로 인도해 주실 줄 믿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서 제가 이런 믿음을 갖기까지 늘 곁에서 함께 기도해 주신 목장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말씀을 들고 친히 찾아오셔서 위로해 주신 목사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