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임다름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 이후 엄마나 아빠, 언니와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엄마가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당하는 건 당연히 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동생과는 유일하게 마음 놓고 웃고 장난도 치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생마저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더욱 심하게 악을 쓰는 내 모습을 보고는 나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엄마와 아빠는 물론이고 동생과도 친하게 지냈는데, 그래서 늘 언니에게 모든 것을 다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짜증을 부리며 늘 가족예배를 망치게 했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는 밥을 후딱 먹고는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언니나 아빠가 같이 있기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지고 따끔따금 거릴 정도로 싫었습니다.
내소원은 식구들이 나한테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짜증을 내고 화내는 건 순전히 가족들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엄마 아빠한테 용돈을 달라는 말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풍족히 못 주는 부모님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다 알바 한 것을 들키게 되었을 때, 엄마는 그런 나의 교만을 지적하셨지만 이것이 어떻게 나의 죄라는 것인지 말도 안 된다고 화를 내며 무시해버렸습니다. 제자훈련을 받을 때도 이런 나의 행동들이 죄라는 것을 인정하는 척만 했습니다.
그러나 집에서와는 달리 밖에서는 정반대로 행동했습니다. 이런 나를 엄마는 헐크라고 했고 언니도 이중인격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침에 집에서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고 나서도, 학교에 가면 완전 다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이런 나를 보면서 스스로도 내가 정말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면 다들 엄청 놀라서 정이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정말 변할 것 같지 내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원망스러웠고, 마치 고아가 된 것 같이 너무 외로웠습니다.
매번 수련회를 가서 변하게 해달라고 기도도 하고, 또 큐티하며 수없이 적용해 보려고 했지만, 좀처럼 변하지 내 모습을 보며 하나님을 믿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했습니다. 작년에는 이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제자훈련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도 언니와는 더 많이 부딪쳤고 언니가 고3인데도 전혀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주일 아침에 언니에게 심하게 욕을 하고 교회에 왔다가, 당할 것이 두려워서 친구를 데리고 집으로 갔는데도, 언니가 화를 내며 나를 때려서 서로 죽일듯이 싸우다가 결국 창문으로 도망 나왔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저는 내 죄를 보지 못하고 언니편을 들어 주는 아빠와 엄마를 증오하며 제자 훈련도 때려 치웠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교회 선생님은 이게 끝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고, 계속해서 변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날이 온다는 말씀해 주셨지만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고3이 되었는데 이제 공부도 부담이 되고, 그래서 초조한 마음으로 수련회를 가서 그런지 은혜를 못 받고 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하나님이 죽을 때까지 광야에 두는 것이 아니니깐 절대 좌절과 포기를 하지 말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들리고, 나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변한 것이 별로 없지만, 이젠 큐티를 할 때마다 오늘은 엄마한테 예쁘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또 화가 나서 무너지기도 하지만 예전같이 쉽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언니의 대학진학을 위해서도 기도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니가 합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속으로 엄청 기뻤습니다. 요즘엔 언니와 웃으면서 농담도 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화를 못 참고 엄마에게 막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공동체에서 오픈하며 가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예쁘게 말하는 딸이 될 것이 믿어집니다. 정말 징그럽게도 잘 안되는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기도로 응원해주신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