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을 하면서 나는 내게도 고난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적고난과 외적 고난.
내적 고난으로는 가족사 이다.
나는 2001년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슬픔이 크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서 없던 슬픔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이모 집에서 살았는데 눈치가 보였다.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고 유치하지만 친구와 집에서 놀고 싶었는데 이모 집이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서운한 면도 있었다. 이모 집에서만 있을 수 없기에 아빠와 둘이 집에 있을 때도 있었는데, 아빠는 직장에 가시고 나 혼자 집에 있을 때가 있었기 때문에 나를 엄하게 키우셨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때는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이 그렇게 억울했는지 상처였다.
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재혼을 하셨다. 이때도 아직 우리들 교회를 나오지 않을 때 여서 재혼가정의 고난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가 중2인가 3쯤에 큐티 캠프에 갔는데 그때 마음 한구석에서 재혼가정에 대한 고난이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아빠는 친아들인 나를 아끼고 엄마는 친딸인 동생을 아끼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혼자만의 오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모집에서 살아보고, 아빠와도 엄한 분위기 속에서 있어보고 하니 나는 나를 포장하는 가식적인 모습이 생긴 것 같다. 어른들 앞에서는 착한 척, 겸손한 척 하면서 친구들 앞에서는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날 보며 ‘아 나도 남을 욕할 처지가 못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표현을 안 해도 나름 속에서 병이었던 것 같다.
외적 고난으로는 친구가 있다.
11년 2월 나는 용인 쪽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 전 동네에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사를 갔던 곳이라서 친구를 힘들게 사귀었는데 다 친해지고 나서 같은 고등학교를 배정받고 등교하기 전주에 이사를 가버렸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가면 어차피 다 뿔뿔히 흩어지고, 니가 거기서 다닐 고등학교도 올해 새로 생기는 곳이라서 다 모르는 사이 일꺼야. 라고 하시는데, 우리 나이 때는 절대 그게아니다. 고등학교 가도 뿔뿔히 흩어지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 아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학기 초부터 친구를 새로 사귀려니 힘들었고, 싸이월드에 올라오는 친구들끼리 찍은 사진들에 ‘아 저기에 원래 나도 있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우울해져서 결국 싸이월드도 탈퇴하고 재가입을 했었다.
이사 올 때 너 가고 싶을 때 일산 가서 놀아라, 맘대로 해도 좋다. 라고 분명히 하셨는데 솔직히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그게 쉽지가 않아서 더 힘들었다.
새 학교에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친구를 가리지 않고 막 사귀다 보니 안 좋은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고 물론 성적이 그전에도 막 잘하지는 않았지만 고1때는 아예 공부에 손을 놓게 되버렸다. 지난 주 제자훈련을 하고 요번 주 부터 집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있는데, 제발 작심삼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처음 받는 제자훈련 잘 수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