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_이수민(고등부)
안녕하세요 고3 이수민입니다.
저번주까지 간증했던 친구들이 다들 대학에 붙은 후에 간증한거라 저는 조금 부럽기도하고 씁쓸해서 간증이 정말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저처럼 수시에서 다 떨어지고 정시만을 바라보고 있는 친구들에게 위로가 될까하여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서 사격을 하는 언니를 따라 저도 체육중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사격을 좋아하긴 했지만 시합만 나가면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고 중3 2학기가 끝나갈 즈음, 부모님은 제가 운동선수로서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셔서 운동을 그만두는게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시키는대로 했던 저는 별다른 저항 없이 운동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인문계는 아무래도 공부하는데 많이 힘들 것 같아 학교를 알아보던 중 전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계임에도 저희 학교는 입학성적이 20% 이내 이어야하고 대학과 취업 진학률이 높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오는 학교입니다. 저는 체육을 했지만 학교 내신 성적은 좋았기 때문에, 딸랑 두 반 밖에 없는 학급에서 1등을 했었습니다. 체육중학교에서 온 게 신기했는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관심을 가져서 처음엔 뿌듯했지만 그때부터 인정중독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미션스쿨인 학교에서 기독동아리에 들었고 믿음이 있다는 걸 동아리 단장을 함으로 사람들에게 보이려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이 대부분 교회에 다니시고 아침마다 있는 기도회 인도도 제가 하면서 많은 선생님들께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믿음있는 애, 착한 애 라고 인식이 되어 있어서 친구들 앞에서 함부로 욕을 할 수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행동을 하면, 친구들이 어떻게 기독동아리 단장이 그럴수가 있냐며 핀잔을 주었고 장난인줄 알았지만 그때엔 나름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그닥 좋지 않아서 한 선생님에게 ‘맨날 기도만 하니까 성적이 그 모양이지..’라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우리들교회에 몇 번 온 친구가 남자 여자 따로 앉는 걸 보고 사이비 아니냐는 말을 할 때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또 운동을 그만둔 후로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겨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친구들과의 약속이 생길 때마다 핑계를 대며 피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고3이 되면서 예전의 풋풋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안여돼’가 되어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저를 만만하게 대한다는 생각에 제 자신이 싫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없어지고 친구들의 장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교회에 온지 2년 반,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는 마음을 버려라”는 설교말씀을 듣고 인정중독이 조금씩 끊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대학이 우상이 되어 좋은 대학 못가면 인간관계를 다 끊어버리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고2때, 취업을 하면 돈 벌면서 전문계고졸재직자전형으로 이름있는 대학에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차피 대학나와서 취직할거 미리 취직하는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부모님과의 상의 끝에 진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능 공부는 제쳐두고, 내신 성적을 올리고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런데 2학년 여름방학, 김형민 목사님께서 심방을 오셨는데 취업 하지 말고 대학에 가라고 하셨습니다. 목장에서도 매주 듣던 말이었지만 목사님의 말씀 한마디에 엄마는 목사님 말씀을 들어야한다며 다시 대학진학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어떻게 대학을 갈 수 있을지 막막했습니다. 고3이 되어 3월 첫 모의고사를 봤는데 그동안 수능공부를 안했던터라 점수가 가관이었습니다. 걱정만 하다가 5월이 되었습니다. 엄마를 졸라 과외를 하게 되었는데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이번해엔 입학사정관이 대세라며 분위기 따라 수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준비하느라 한달, 원서접수하고 이미 그 학교 학생이 되어 들뜨며 보낸 게 일주일, 도저히 마음이 안 잡혀 공부가 안됐습니다. 그런데 수능 보기 몇 주 전 불합격통지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그동안 준비한 시간이 아깝고 억울했지만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믿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수능 부흥회에서, 남들에 비해 공부한 시간도 적은데 눈만 높아서 좋은 대학 가기만을 바라는 제 자신을 눈물 흘리며 회개했습니다. 하나님을 이용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또 한편으론 잘못에 대한 벌을 주시려고 대학을 떨어뜨리실까봐 두렵기도 했습니다. 사실 수능이 끝나고 회개한 후 일주일 정도는 마음이 평안했었는데 이제 정시 지원을 앞두고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할지 고민이 생기고 또다시 좀 더 괜찮은 학교를 찾으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수능 보기 전 수시에서 떨어지고 지금 간증문을 쓰고 있는 중에 수시에 지원했던 다른 학교가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또 떨어졌습니다. 속상하긴 하지만 대학에 붙든 떨어지든 믿음이 변하지 않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조금만 형편이 나아지면 교만해지는 연약하고 악한 저에게 간증할 기회를 주셔서 나 같은 사람도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