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김주아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오빠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살았습니다. 친구들 앞에서는 오빠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비장애인인 척 지냈습니다. 마음 한편에는 ‘만약 오빠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정은 더 행복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있었고, 왜 하나님이 우리 오빠를 장애인으로 만드셨는지 원망했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제가 저주라고 생각했던 그 일이 사실은 우리 가정을 하나님께로 이끈 구원의 사건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빠 덕분에 엄마는 교회를 나오기 시작하셨고, 그 이후 우리 집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엄마는 단 한 번도 성적으로 저를 압박하신 적이 없었고, 어떤 결과를 가져와도 항상 이해와 응원으로 저를 대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였고, 하나님을 만나고 바뀐 삶의 태도였습니다.
저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그 사실이 늘 부모님께 죄송했습니다. 오빠는 장애가 있으니까 그렇다 쳐도, 나는 장애도 없으면서 노력하지 않는 것 같아 스스로를 계속 탓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이 오빠와 저에게 서로 다른 몫을 맡기셨는데, 제가 제 몫을 잘 살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거문고를 시작하게 되었고, 늦게 입시를 준비했지만 예고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고에 진학한 후에도 제 삶이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았고, 저는 여전히 오빠를 숨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1지망 대학 입시에서 큰 실수를 하게 되었고, 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 동안 저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수요일마다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믿음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너무 붙잡을 게 없어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예배 시간마다 엄마가 늘 하시던 “너는 오빠 덕분이라도 대학 갈 거야”라는 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그 의미를 알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엄마와 함께 결과를 보게 되었고 화면에는 ‘최종 합격’이라는 단어가 떠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빠는 제 인생의 걸림돌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 가정을 끝까지 책임지시고 구원으로 이끄시는 가장 분명한 증거였습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우리 가정을 포기하신 적이 없으셨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앞으로의 대학 생활 가운데 세상으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그리고 아빠가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장애인 가족을 둔 가정들을 위해 약한 재료로 사용되어 구원의 은혜를 전할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