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2부 스텝 채나연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폐가 점점 굳어지는 불치병을 선고받은 아빠의 사건으로 인해 저희 가족은 모두가 우리들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고 흔히 말하는 ‘딸바보’ 였기 때문에 저에게 물질과 사랑을 한 없이 퍼부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저희가족 4명은 매년 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며 우리가족끼리만 똘똘 뭉치며 살아갔습니다. 아빠는 계속 투병중이셨지만 상태가 썩 나쁘지는 않았기에 이렇게 계속 살아가면 되겠구나 하며 아빠의 병이 낫게만 해주시면 제가 소원이 없겠다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찾아오고 아빠가 투병한 지 약 8년 정도 되던 해에 상태가 점점 나빠졌고 결국 집에서도 가정용 산소기로 산소를 공급받아야 편안히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성인이 되고 간호사로 병원에서 일을 시작한 지 약 1년이 되던 해 저희 가족은 이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사할 집의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엄마와 저는 외할머니댁에, 아빠와 오빠는 친할머니댁에 약 한 달 동안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 후 저희가족이 다시 뭉치는 추운 겨울 이삿날, 이사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을 오르던 중 심장기능과 폐기능이 악화된 아빠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찾아왔고 결국 병원 소생실에서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 날 나이트 출근준비로 인해 아빠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한 저는 너무나도 하나님이 그저 원망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열만 하고있는 저희 가족에게 하나님은 아빠의 소천 날 마태복음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내가 너희를 쉬게하리라.’ 의 말씀으로 천국에서의 영원한 쉼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교회 집사님들과 지체들의 위로와 기도로 무사히 장례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약 10년의 투병기간 동안 산소호흡기를 끼고 부부목장을 인도하며, 매일매일 말씀 묵상과 기도로 하나님을 사랑했던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 아빠는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준 뒤 삶을 마치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지만 아빠가 그동안 우리 가족에게 표현하고 베풀어준 큰 사랑 없이는 삶을 살아가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남겨진 건 한 없이 약하고 여린 엄마와 이제 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오빠였기에 저는 열심히 일해서 엄마에게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 내가 가장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매일 울고 우울하며 트라우마와 공황을 겪고 있으니 나의 슬픔을 보여주면 엄마마저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족 모두가 나가있을 때 혼자 방 안에서 울고 슬픔을 삼켰습니다.
병원-집-병원-집을 오가며 일만 했고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천천히 저도 아빠의 소천으로 인한 묵상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빠가 있던 저의 삶은 평온하고 부족함이 없으며 행복했으며 하나님 없이도 잘 살아가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저의 죄가 무엇인지도 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소천 사건으로 인해 저는 목사님의 말씀이 점점 들리기 시작했고 제가 그동안 얼마나 교만하고 저의 행복만 바라며 살아온 죄인인지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또한, 우리 가족끼리만 행복하고 잘살면 된다는 제 안의 가족신화도 발견하게 해주셨습니다. 아직 저희 가정에는 아빠가 너무 그리워 우울해하며 슬퍼하는 엄마와 저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열심히 사모했던 아빠를 데려가시고 엄마와 저 그리고 오빠를 이 가정의 또다른 하나님을 사모하는 자녀로 세우시기 위한 하나님의 큰 계획하심이 있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현재 저는 내년 5월 결혼 예정으로 준비중입니다. 제가 결혼하고 저의 가정이 세워지면 ‘혼자 남은 엄마는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힘든 부분입니다. 아직 혼자남은 엄마를 향한 걱정과 두려움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저의 문제임은 알지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결혼으로 향하는 이 길이 제가 너무 사랑하고 저와 잘 통하는 소울메이트 엄마로부터의 독립을 향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마주하는 생색과 억울함, 그리고 내가 옳다며 정죄만 끝 없이 하는 죄인의 모습을 보게 해주시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도 저의 돈 우상과 쇼핑중독의 죄를 보게 해주시니 축복이 끝이 없습니다...
신결혼의 과정까지 여러가지 걱정과 불안한 요소들이 너무 많지만 하나님만 붙잡으며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빠의 소천으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저와 저희 가정이었지만 그럼에도 살아내게끔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제는 하나님의 증인이 되어 저의 약재료를 잘 나누며 사명감당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