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경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의 재혼으로 우리들 교회에 나오게 되었지만 말씀을 항상 들어도 전 늘 친구문제로 힘들어 했습니다. 친구들이 떠나가면 혼자 다녀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항상 비유를 맞춰줘야 했고 내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올라오면 좀 달라질 줄 알았던 친구문제는 결국 제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저의 찌질함의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왔습니다.
늘 같이 다니던 하나밖에 없던 친구가 나를 쌩 까면 어떡하나 걔의 표정을 늘 살피고 심지어 집에 있을 때는 네이트 온 대화명 까지 신경써가며 혹시 나한테 하는 이야기인가 하고 마음을 졸였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잘 버텨왔는데 두 달 남은 1학년 생활에 느닷없이 그 친구가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쌩을 깐 것입니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 풀어야하나 내가 또 뭘 잘못 했나 정말 막막했습니다. 엄마에게 말씀드렸더니 두려움의 근본엔 죄가 있으니 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생각할 마음조차 없었습니다.
다음날 학교가서 점심시간에 급식실에는 누구랑 가나, 쉬는 시간엔 누구랑 놀아야 하나 걱정이었습니다. 제훈 때 전도사님이 처방해주신 말씀대로 조금 편안해 진줄 알았는데 사건이 오고 보니 여전히 두렵기만 했고 큐티 생각은 나지도 않았고 기도할 마음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전도사님이 해주신 말씀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내 힘으로 일을 푸는게 더 빠를 것 같아 사건가운데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점심시간에 제가 찌질 하다고 생각하던 친구들에게 같이 밥을 먹자고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아이들은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쪽팔렸는데 점점 이렇게 편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쌩깐 친구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는 늘 저를 무시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함께하는 친구들은 마치 내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합니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두려움의 근본인 죄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 친구들을 사귀어 보지도 않고 그저 다른 사람의 시선만 의식하여 무시했던 저의 죄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찌질함의 기준은 보통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보통아이들이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엔 늘 전도사님이 말씀하시던
죄인만이 있을 뿐인데 그중에 난 좀 더 나은 죄인이 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나야말로 선뜻 친구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열등감도 많고 자존감도 낮고 완전 두려워하는 소심한 모습이야말로 찌질함이었는데 그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학부모 회의에서 처음 본 학부모들에게 간증을 하고 돌아온 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다른 반 친구엄마가 전화를 해서 만나고 오셨습니다. 알고보니 그 아이는 터너 증후군으로 희귀병을 앓고 있고 아빠는 평생 바람을 피셔서 힘든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를 전도해야 된다고 엄마는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친구 키가 140도 안 되서 쪽팔린다고 외면했습니다. 이것역시 그 친구의 찌질함 때문에 돌아보고 싶지 않은 저의 죄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 죄를 보았어도 저는 역시 너무 악해서 서로 말하지도 않던 애들이 혼자가 되니 지들끼리 밥을 먹는 것을 보고 너무 통쾌했습니다. 전도사님이 저에게 불신교제 끊는 적용하라고 하셨는데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공부다음으로 불신교제 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정신 차리고 끊으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요즘다시 무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처럼 막 죽고 못사는 정도는 벗어났습니다. 엄마와 얘길 나누면서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걔의 실체를 계속 이야기 해주시는 바람에 저도 그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많이 객관적으로 되어가고 있고 진심으로 그 아이의 목표와 상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신교제 하는 남자친구가 아닌 서로의 삶을 걱정해주는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