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_임현희
조금 오래된 일이지만 현재 우리집에는 아버지가 안계십니다.
이유야 다른집 들과 다르지 않게 돈 문제 였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작은 일들이 많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 이었습니다.
그날, 갑자기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언니와 저는 사실 처음엔 별로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그 무렵쯤엔 꽤나 빈번하게 싸우셨으니까요. 하지만 조금 지나다 보니 점점 심각해지는 이야기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아버지가 아는 사람 장례식에 간다고 돈을 달라는데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그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닐까 하고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심지어 하시던 사업이 잘되자, 그걸 친척에게 그냥 넘겨주고 이쪽은 또 새로 시작하면 된다고 하실정도록 오지랖이 넓었습니다.
친척들이나 아버지의 친구들을 만나면 모든 비용은 우리 집 몫이며 정말 사소한 것부터 전부 우리집이 부담했습니다. 집사정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고 저축통장도 텅텅.. 또 그런걸 알면서 친할머니께서는 항상 돈 좀 달라며 우리 집에 손을 뻗으셨습니다. 돈이 없어서 돈을 주지 못할 때는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성질을 부리시곤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는데 요리에 빨래, 청소 등등 물론 아버지도 가끔 도와주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하는거에 비할게 못되었습니다. 그런 어머니께 항상 친할머니는 화풀이 하시기에 바쁘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3학년 거의 끝나갈 무렵에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서 한 2~3년 정도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습니다. 부도가 났을 당시엔 왜 우리 가족이 모텔에 가서 잔줄 몰랐습니다. 왜 우리집 문을 모르는 사람이 발길질 해대고 초인종을 눌러대는지도 몰랐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미국에 가셔서 혼자 생활 하시며 돈을 전부 갚고 돌아 오셨습니다. 물론 그 사이 어머니께서 혼자서 감당하셨던 아픔은 정말 끔찍한 것 이었지만 전 아직 어렸고 철이 없어서 밖에 나가서 놀기를 더 좋아하는 아이었습니다. 그때도 역시 친할머니께서는 어머니를 상당히 힘들게 하셨습니다. 아이를 키우면 돈이 많이 필요하니까 우리들을 고아원에 보내라는 말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는 아버지가 장례식장에 간다고 돈을 달라고 하니, 또 누군가가 돈이 없어서 아버지에게 손을 벌린 것이라 생각하셨던 겁니다. 그날 장례식이 진짜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어버지가 기분이 나빠져서 그럼 당신은 우리 어머니에게 잘한게 이네 없네, 그까짓 몇푼 준것 가지고 그러네 마네 하면서 싸우셨습니다.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어머니를 밀치고.. 거의 때리려는 수준까지 갔습니다. 언니와 제가 보는 눈이 있는대도 고작 우리에게 하는말 이라고는 “안들어가?” 라는 강압적인 말뿐이었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혈압이 높아지셔서 쓰러지셨고, 우리는 거실로 뛰쳐나와 울면서 엄마를 부축였습니다. 그때서야 심각성을 깨달은 아버지는 미안하다고 어머니께 사과 하셨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그대로 집을 나가셨습니다. 언니와 저는 가까이 사는 이모를 불러서 응급실로 빨리 이동했고, 결국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 이후로 어머니께서는 아직도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물론 아직까지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친할머니께서는 어머니를 나무라셨습니다. 몇 번인가 어머니께서 아버지를 만나러 가셨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그냥 오셨습니다. 그래도 생활비는 꼬박꼬박 보내 주시지만 아직도 힘이 드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별로 힘들지는 않지만 어머니께서 아주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셔서 몇 시간 동안 붙잡고 같은 말만 하신다거나 무슨 일만 있으면 다 아버지가 없어서 그런거라고 하십니다.
전 철이 없어 그것을 눈치채지도 못했을 뿐더러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힘들게 보내주시던 학원도 가서 친구들과 떠들기에 바빴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어머니께서 힘들다고 말하실때는 솔직히 너무 귀찮고 싫습니다. 대놓고 그런 이야기 듣기 싫다고 화까지 냈었으니까요.
제가 조금더 관심을 갖고 행동했더라면 부모님모두 지금쯤 화해하시고 집에서 함께 생활 할수도 있었는데 .. 그냥 전 귀찮고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부끄러운 나머지 두분을 더 아프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나가신 후 문자로라도 따뜻한 말 못해본 제가 너무 한심했지만 아직까지 그 잘못은 계속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용기가 없어서 기도라도 계속 했다면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셨을지도 모르는데 바보같이 안되겠다고 미리부터 생각하고 포기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가족에게 관심을 갖고 노력할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 하고 전보다 더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