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문다희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아빠가 목사님이셨던 작은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가정보다 교회가 더 중요했고, 애정 표현을 체벌과 훈육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7살 때부터 애정 결핍이 생겨 비교의식이 생겼고, 피해의식과 열등감으로 인해 나르시시즘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상상을 잘하는 기질이 있어 망상증이 생겼고, 저의 피해의식과 불안 강박, 나르시시즘이 심해지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감정이 풍부하고 활발한 사람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관심받고 사랑받는 모습을 보게 되어, 감정이 풍부하고 활발한 척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면 공허해지는 기분을 떨쳐내고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여주인공을 보며 저의 결핍을 채우고자 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여주인공은 너무 예쁘고 착하고, 공부도 잘하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카리스마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여주인공처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어 제 인생의 목표는 여주인공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람을 저의 애정 결핍을 채우려는 대상으로 바라보다 보니, 저의 인간관계는 매 순간마다 갈등이 넘쳐났습니다. 뒷담화와 이간질, 거짓말, 왕따는 기본이었고, 결국 제가 왕따를 당해 5학년 때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전학을 간다고 했을 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습니다. 왕따를 당한 기억은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하자며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그러나 제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똑같은 레퍼토리로 똑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여러 사건으로 친구들을 다시 전부 잃고 나니, 친구 탓, 환경 탓, 부모님 탓을 하다가 결국 '다 내 잘못이지' 하며 우울증으로 중학교 3학년부터 히키코모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핸드폰으로 잔인하고 기괴한 자극적인 웹툰과 웹소설에 빠져 살며 망상과 피해의식, 나르시시즘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예의와 질서를 중요시하는 엄마는 학교를 가지 않고 누워서 핸드폰만 보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셨고, 매일 엄마와 피 터지게 싸웠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망상 속에서 '나는 완벽하고 예쁘고 똑똑하고 착해. 내 주변 애들과 엄마가 이상한 거야'라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회피와 망상 속에 빠졌습니다. 학교 위클래스에도, 정신과에도 억지로 갔지만 회피와 망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해 거짓된 말만 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는 다행히도 남녀공학이 아닌 여자 사립고등학교로 가게 되어 외모 강박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어 학교에 다시 적응하며 지냈지만, 공부를 잘하고 외모는 호감상에 털털한 사람이 되기 위해 화장도 틴트만 바르고, 안경을 맞추고, 선생님께도 깍듯이 대하며 발표도 하고 독서실도 다니며 정말 모범생의 정석처럼 지냈습니다. 세특 발표 시간에는 똑똑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논문을 짜깁기해 제 아이디어인 것처럼 발표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들키기는커녕 선생님은 저에게 지리에 재능이 있다고 입시를 도와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모범생의 삶이 유지되는 듯했지만, 결국 중학교 3학년 때 공부를 안 한 탓에 수학과 영어에서 터무니없이 낮은 등급을 받게 되자, '나는 주인공이고 똑똑하고 완벽해야 해!'라는 저의 강박 때문에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서 성적이 안 나온 주인공이 되어야 해'라며 또다시 망상과 회피로 도망치며 2학기 때부터 학교를 나가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주일만큼은 억지로 나와 설교를 통해 이번 연도에만 제가 나르시시즘과 피해의식, 열등감, 외모 강박, 애정 결핍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학생 목자방 덕분에 학교도 다시 가게 되어 방학식 때까지 두 번만 빠지고 출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신과에도 가서 약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태신앙임에도 아직 하나님이 실제로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들교회 말씀처럼 그냥 붙어가고 싶습니다. 큐페 때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목사님과 목장 친구들, 학생 목자방에 나눔을 올릴 때마다 정성스러운 답장을 달아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